나의 마들렌
나의 마들렌
  • 승인 2019.07.3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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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에서 울컥한 그녀

거울 밖에서도 울컥한다

고구마를 보면 목이 메는 이유, 그런 이유는 햇살 쏟아지는 오후에 있다. “별일 없나요?” 볼을 스쳐 동봉해 보내는 안부가 붉은 핏줄 같은 넝쿨로 마디마디 잎을 흔들어댈 때 밭고랑은 뜨겁다. 발등도 뜨겁다. 터질 듯 탱탱한 살결 뒤로 채 마르지 않은 움푹한 상흔이 나를 울컥거리게 하는 것이다. 입에 넣은 고구마가 목구멍을 틀어막기 전에 나는 얼른 시어버린 김치를 입속에 밀어 넣는다. 비밀스러이 숨은 하나의 점이 수줍은 웃음이라고 햇살은 나를 다독여주고 노을 속으로 떠나갔지만 수증기를 빠져나와 한 겹씩 벗어가던 몸뚱아리. 붉은 고구마는 내 영혼의 가장 보드라운 살점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나도 몰래 손끝이 닿는다. 근질거리는 화인에

◇김정아= 경북 상주 출생, 대구시인협회 회원, 형상시학회원, 문장작가 회원, 시인시대 편집위원.

<해설> 시인은 일상 언어가 비유이다. 둘러대고, 감추고, 은근히 아끼며, 형상화 하는 언어의 마술사이기 때문이다. 고구마를 나의 여자라고 말하는 시인은 그로인한 삶의 고달픔을 노래로 완성해 간다. 어쩔 수 없는 생의 동반자라고…. -정광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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