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시각·실험적 시도…대구, 현대미술에 눈뜨다
참신한 시각·실험적 시도…대구, 현대미술에 눈뜨다
  • 황인옥
  • 승인 2019.08.0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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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권기자·김재홍 등 참여작가 101명
섹션 나눠 다양한 방식 작품 조망
양성옥 작가 ‘쓸기’ 퍼포먼스도
강석원작spaceandflower
강석원 작 ‘space and flower’.

김강록작-율려
김강록 작 ‘율려(律呂)’.

대구문화예술회관 11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바닥에 길게 깔린 흰 광목천이 먼저 관람객을 맞는다. 의구심도 잠시, 작가 양성옥이 관람객들에게 “광목천 위를 지나가 보라”는 미션을 던진다. 작가의 말이 떨어지자 쭈뼛하던 관람객들이 하나 둘 광목천 위를 지나간다. 그들의 행렬이 끝나기 무섭게 이번에는 작가가 먹물이 담긴 대형 용기에 빗자루로 담구고 꺼낸 후 광목천 위 좌우를 쓸기 시작한다. 작가의 쓸기 행위가 중첩되자 광목천에는 무한광대한 우주가 내려앉는다. 15년간 병마와 싸우며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았던 작가가 관람객의 상처를 씻기 위해 빗자루로 쓰는 행위에 사실은 작가 자신의 상처도 더해져 있다. 작가 양성옥의 ‘쓸기’ 퍼포먼스다.

◇‘대구, 현대미술의 눈’이라는 주제의 협회전 개최

대구현대미술가협회는 2017년부터 몸을 주제로 한 협회전을 열고 있다. 2017년 ‘대구, 몸 그리다’ 와 2018년 ‘대구, 현대미술의 자화상’에 이어 올해는 11일까지 ‘대구, 현대미술의 눈’이라는 주제로 한 협회전이 대구문화예술회관 6~13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는 회원들의 작품 전시와 함께 몸을 부각하는 양성옥의 퍼포먼스가 더해져 주제를 심화하고 있다.

올해 전시 주제어인 ‘눈’에는 시각예술의 핵심 요소인 감각기관으로서의 가치와 세상을 관념적으로 바라보는 창으로서의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특히 후자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태도, 사고, 입장 등의 의미가 더해졌다. ‘눈’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 속에서 우리가 있는 곳을 확립하는 차원에서 ‘눈 (view)’에 주목하고, 나아가 대구를 중심으로 2019년에 새롭게 움트기 시작하는 미술현상까지를 아우른다.

올해 협회전의 총감독은 이우석 회장, 기획은 임영규, 진행은 권예은, 섹션별 코디네이터는 고수영, 김희수, 신은정, 이영미, 이인석, 임영규, 정해경, 허재원이 참여했다. 그리고 참여작가는 권기자, 김재홍, 노인식, 노중기, 정지윤, 황해연 등 101명이다.

◇다양한 실험정신 구현으로 현대미술의 실험성 강조

첫 번째 섹션에서는 현대미술의 눈이란 주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6~10전시실에서 소개한다. 6전시실은 ‘세월의 눈’을 주제로 미술사에서 지속적으로 사랑받은 요소인 조형적 요소와 색감 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 7전시실에서는 ‘존재, 사회, 이상’을 시선으로 바라본 작업들을 선보인다.

그리고 8전시실에서는 ‘Blue Room - 抽象畵’를 주제로 순수를 지향하는 추상회화를 만나고, 9전시실에서는 메를로 퐁티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을 모티브로 세계 속에 내재된 보이지 않는 존재(Etre), ‘부재로서 현전하는 것’에 대해 조망한다.

또 10전시실에서는 창작이 세상을 탐구한다고 하지만 기실 자신의 본질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두 번째 섹션은 파트 1과 2로 구성된다. 11전시실은 파트1은 ‘바닥에 눕다(Laying in the floor)’를 주제로 벽에 거는 것을 정석으로 하는 평면작업을 과감하게 바닥에 펼쳐놓기를 시도한다. 이를 통해 바닥을 기본으로 하는 동양의 정신적 뿌리에 접근하고, 나아가 미술작품 감상방법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또한 파트 2에서는 양쪽 눈의 색깔이 다른 현상을 의미하는 오드아이(Odd-eye)를 주제어로 청년작가육성프로젝트를 꾸린다. 청년작가와 감상자들이 같은 세상을 바라본다는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한편 이번 협회전에는 협회측이 매일 제시하는 ‘키워드’로 작품 속 숨은 그림을 찾는 행사, 전시기간 중 서면구매를 먼저 한 후 현장구매로 이어지는 MISSION POSSIBLE, 양성옥 ‘쓸다(Sweep)’ 등의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053-422-1293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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