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결혼 문화

베트남은 인도차이나반도 동부에 위치한 나라로 정식 명칭은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이다. 인구 일억명에 국민의 60%가 서른 살 이하의 젊은이들이다. 과히 역동적이고 미래가 있는 나라다. 한국의 눈치 빠른 비즈니스맨들은 베트남의 웨딩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결혼 관련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베트남 국제결혼을 한 신랑이 신부집에 인사를 하러 가면, 대부분 집에 조상을 모시는 제단을 볼 수 있다. 가사 형편에 따라 제단의 규모가 다르다. 선물로 사 온 과일을 제단 위에 올리고 형편에 따라서 봉투에 현금을 담아 같이 올린다 . 그리고 신랑신부는 신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갈한 마음으로 예를 갖추어 조상들에게 고개 숙여 절을 한다. 같은 유교권에 있는 나라로 결혼이나 장례문화 등이 한국과 유사하다. 최근에는 베트남도 예식장이나 레스토랑을 빌려서 서양식으로 결혼식을 한다.

하지만, 아직도 시골이나 소수의 베트남인들은 전통혼례도 많이 선호하고 있다. 신랑은 주로 푸른색깔의 전통혼례복을 입고 신부는 붉은 빛깔의 화려한 옷을 입는다. 붉은색이 부와 평화와 복을 상징한다고 해서 결혼식장의 분위기도 주로 붉은색으로 치장을 한다.

신부가 입는 ‘아오자이’라는 전통의상은 여성의 아름다운 몸매의 곡선을 드러내는 우아한 드레스다. 베트남에서 결혼식에 참여할 때 가끔씩 아오자이를 입고 그들의 문화를 함께 즐기곤 한다. 결혼식장의 분위기는 주례 없이 흥을 돋우는 가수와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파티 분위기로 흐른다. 친지들과 축하객들은 식사를 하면서 덕담을 주고받는다. 정이 많고 가족문화를 중시하는 베트남인들은 술과 음식을 서로 권하며 사돈댁과 같이 춤추며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하기도 한다.

베트남 혼례문화는 상견례, 약혼식, 결혼식 등 세 가지 절차가 있다. 주로 상견례나 약혼식은 신부집에서 음식을 준비해서 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지참금 제도가 있다. 신랑이 신부 측에 주는 현금이나 음식들이다. 지참금은 오래된 베트남의 관습과 문화로 신부가 너무 과하게 요구하면, 고추보다 매운 시집살이를 살 수도 있기 때문에 적당히 깎아주기도 한다. 이는 우리의 예단문화와 다를 바 없다. 시골에서 전통혼례를 하는 경우에는 잔치를 3일 정도 하고 마시고 먹고 논다. 그래서 마을에 잔치가 있으면 마을 사람들이 협동해서 음식 장만을 하고 도와준다. 이 또한 우리의 옛 풍습이랑 닮았다. 베트남 전통사회에서는 여성이 결혼하면 삼종의 의무를 지킨다. 자랄 때는 아버지를 따르고, 결혼하면 남편을 따르고, 남편이 죽으면 자식을 따라야 한다.

먼 나라 베트남이지만 우리나라와는 인연이 많다. 고려 고종 때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 리 왕조가 몰락하면서 왕자 이용상이 보트 피플로 황해도 옹진군 조면 화산리에 도착했다. 몽골군이 침략했을 때, 이 용상이 물리쳤다. 고려 고종이 이를 어여삐 여겨 화산군으로 봉하고 일대에 식읍을 내렸다. 베트남의 리 왕조는 화산 이씨의 시조로 지금도 베트남에는 화산 이씨의 사당이 있으며 베트남 정부가 화산 이씨를 초청하여 기념식 행사를 한다. 이들을 왕족과 동등한 대우를 해주며 국빈대접을 한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고, 농업이 중심인 베트남 문화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유사하다. 수많은 외세의 침략으로 전쟁을 많이 한 나라로 남자들이 전쟁터에서 많이 죽었다. 여성들이 생활력이 강하고 가족에게 헌신적이며 모계사회 중심이다. 베트남과 한국의 국제결혼이 가난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생활력 없고 무능한 베트남 남성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큰 이유다.

이제 그들도 변화하고 있다. 베트남은 젊은 인구가 많은 역동적인 나라로 아시아에서 떠오르는 별이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그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여성들도 꿈과 사랑과 보다나은 삶을 위한 결혼을 택한다. 가난 때문에 결혼하지 않는다. 한국 남성들의 결혼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첫 만남에 성공한 베트남 신부에게 한국 신랑을 택한 이유를 물었더니 인연이라고 했다. 유사하지만, 다른 문화권을 가진 한국과 베트남이 사돈의 나라로서, 아름다운 인연을 오래도록 지켜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