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레의 시민들
칼레의 시민들
  • 김명기
  • 승인 2019.08.1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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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기
문화평론가
전 대구신흥초 교장
노르만족은 중세시대 북유럽에서 유래한 바이킹의 후손으로 프랑스 북부지역에 살던 프랑스화된 민족이다. 이들은 9세기 후반 프랑스 북부 해안지역에 정착하여 항구적인 거점을 마련하였다. 이 지역을 노르망디라고 부른다. 노르망디에서 노르만족은 프랑스의 신하가 되었고 노르만의 기사계급은 전통적인 프랑스 귀족계급과 구별되었다.

1066년 노르망디 공작 윌리엄은 대규모의 잉글랜드 침략에 성공함으로써 잉글랜드의 왕이 되었고 잉글랜드에 노르만 왕조를 세웠다. 노르만인은 앵글로-색슨족과 대립하기도 했으나 문화적으로 융화되었고 그 후 백년전쟁을 거치면서 완전히 잉글랜드의 귀족으로 동화되었다.

중세 잉글랜드 국왕들의 주요 관심사는 스코틀랜드 병합이나 경제적으로 중요한 프랑스 북서부 지역의 수복이었다. 영국은 1066년 노르만 왕조의 성립 이후 프랑스 내부에 영토를 소유하였기 때문에 양국 사이에는 오랫동안 분쟁이 계속되었다.

14세기 백년전쟁 때 프랑스 북부의 항구도시 칼레는 프랑스군과 잉글랜드군 양쪽 모두에게 중요한 거점이었다. 1347년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3세 군대가 칼레시를 포위 점령하였고, 잉글랜드 군에 끝까지 저항했던 칼레의 시민들은 학살당할 위기에 놓였다. 에드워드 3세는 칼레시의 지도자 6명을 넘긴다면 시민들은 살려주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 후 에드워드 3세는 왕비의 간청을 듣고 시민대표의 목숨을 살려주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다소 미화되고 부풀려진 측면이 있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바로 오늘날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가리키는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의 사례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100년 전에 우리를 위협하였던 세계 열강들이 다시 우리나라를 흔들려고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나라 지도층의 희생정신과 ‘노블레스 오블리제’라고 본다. 국가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100년 전 한반도의 상황을 되돌아보고 국민 모두가 깨어나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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