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라 미안…’
‘일본차라 미안…’
  • 이아람
  • 승인 2019.08.28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車 오너들 ‘반일 스티커’ 확산
온라인서 주문·판매 늘어나
엠블럼 떼거나 도색 하기도
중고차 판매 60% 가량 줄어
#1. 도요타 프리우스를 수년 째 몰고 다닌 A(33)씨는 일본의 수출규제 직후인 지난달부터 주차하는 것이 두려워졌다. 누군가 수 차례 차량 도장면을 긁어 놨기 때문. 경찰에 신고도 해봤으나 감감 무소식이었다. 이에 A씨는 차량 뒤편에 ‘일본차라 미안합니다’라는 스티커를 붙인 뒤 앞으로는 더 이상의 테러가 없길 바랐다.

#2. 닛산 알티마 차주 B(38)씨는 최근 닛산 엠블럼을 떼고, 바퀴 엠블럼을 검정색으로 도색했다. B씨는 “가입한 인터넷 동호회에서 엠블럼을 도색하거나 떼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엠블럼은 제조 회사명이나 차의 이름 등을 차량 앞, 뒤에 상징적으로 달아놓은 장식을 말한다.

닛산, 렉서스, 도요타, 인피니티, 혼다 등 5대 일본 수입 차량을 구입한 국내 오너들이 한일 경제전쟁으로 인한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재치있게 대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스티커 부착 및 엠블럼 제거 등 노력을 통해 일본 불매운동으로 고조된 국민 정서를 달래보겠다는 것.

최근 일본 차량 차주를 대상으로 한 타이어 펑크, 도장면 긁기 등 테러가 왕왕있어 이들을 적으로 돌리기보다 양해를 구하는 방법으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28일 일본 차량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일본차라 미안합니다’라는 문구의 스티커를 부착했다는 인증글이 쇄도했다. 한 누리꾼은 “가족들이 일본차를 몰고 다니다 험한일을 당할 것을 걱정해 엠블럼에 테이프를 부착했다”고 사진과 함께 인증했다.

엠블럼을 아예 떼버리거나 검게 흑칠을 하는 오너들도 있었다. 몇몇 동호인들은 댓글로 “스티커보다 이게 더 멋있는 것 같다”, “인테리어 효과가 있다”며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온라인 마켓에서도 일본차 관련 스티커 판매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온라인 주문·제작 스티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차 스티커는 판매 초기 주문이 들어올때마다 소량으로 제작했으나 지난달 중순께부터 제작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상품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판매 중이다. 매일 꾸준히 판매되고 있으며 ‘보이콧 재팬’보다 ‘일본차라 죄송해요’ 문구를 담은 스티커가 더 많이 판매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 반일감정이 들끓으면서 일본 중고차의 인기는 이달들어 60%가까이 하락했다. 온라인 중고차 경매 서비스인 헤이딜러는 6~8월 일본차 경매 데이터 2천321대를 분석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BMW 디젤차 화재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이아람기자 aram@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