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덮친 원인 모를 가스…74명 병원 이송
학교 덮친 원인 모를 가스…74명 병원 이송
  • 한지연
  • 승인 2019.09.0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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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교사들 오심·구토 증세
2일 대구 북구 침산동 한 고등학교 강당에서 원인불명의 가스 냄새를 맡고 교사와 학생 74명이 병원에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인근 병원으로의 이송에 나선 119구급대. 한지연기자
2일 대구 북구 침산동 한 고등학교 강당에서 원인불명의 가스 냄새를 맡고 교사와 학생 74명이 병원에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인근 병원으로의 이송에 나선 119구급대. 한지연기자

 

2일 대구 한 고등학교 강당에서 원인불명의 가스 냄새를 맡고 교사와 학생 74명이 오심과 구토 등으로 병원에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구시교육청과 대구 북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9분께 북구 침산동 한 고등학교 4층 강당에서 학교장 이취임식으로 조회를 실시하던 중 가스 냄새가 퍼졌다.

강당 내에 있던 800여 명의 전교생 중 2명이 처음으로 오심 등의 증세를 호소해 보건실로 향했다. 보건실로 이동한 2명의 학생을 포함해 최초 신고 때 학생 7명이, 이후 학생 65명과 교사 2명이 추가로 오심과 구토, 두통 증세를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학생 가운데 1명은 이번 사건으로 크게 놀라 과호흡 증상을 보이며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오후 3시부터 3학년과 1학년, 2학년 학생 순으로 조기귀가 조치를 취했다.

소방당국은 가스안전공사와 영남중앙119구조본부, 대구지방환경청 등 유관기관에 사건을 통보했다. 이후 유관기관 합동으로 가스 수치 검사 등 현장 조사를 시행했으나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가스누출 경로는 현재까지 크게 총 3가지로 추정된다. 학교 인근 대구 제3산업단지(이하 3공단)의 가스와 에어컨 프레온 가스, 4층 강당 밑에 위치한 3층 과학실의 각종 화학물질 등이다.

학교 측은 지난 2017년부터 학교에서 가스냄새와 유사한 악취가 발생해 북구청 등에 2~3차례에 거쳐 신고 접수한 바 있다며, 이번 사고 당일 출근시간대에 운동장에서 가스냄새를 감지한 교사가 일부 있었다고 밝혔다. 3공단을 가스 누출 원인으로 지목한 셈이다.

2017년 신고 접수 시에는 보건연구원이 지난해 5월까지 20여 차례에 거쳐 시료를 채취하고 원인규명에 나섰지만 끝내 구체적인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이후 대구 북구청은 3공단 143개소 사업소를 대상으로 안전 유의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대구교육청은 학교 외부에서 내부로의 물질 유입 차단을 위해 이중창을 설치하기도 했다.

학교 인근 주민이나 상가로부터 가스냄새로 인한 신고 건수가 없는 점을 들며 학교 내부 원인일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강당 내에 가동한 에어컨에서 나온 프레온 가스 혹은 강당 밑 과학실에 있었던 여러 물질들이 가스 누출로 이어졌을 가능성 등이다.

여러 대의 에어컨 가동으로 프레온 가스가 다량 나오면서 가스 흡입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단, 가스안전공사 측은 프레온 가스로 질식에 이를 수 있긴 하나, 무색무취이기 때문에 냄새로 알아채기는 어렵다고 봤다.

과학실의 여러 물질들이 배기구를 통해 배기된 후 바람을 타고 다시 유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유입경로와 관련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이용수 대구 북부소방서장은 “현장 조사결과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아 소방과 유관기관이 합동으로 사고원인을 분석 중에 있다”며 “피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모든 소방력을 집중하고 경찰 등 관계기관과 공조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철수 대구교육청 행정안전 과장은 “이번 사고 발생과 유사한 여건의 학교를 조사해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장기적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해당 학교 법인과 과학실 전체를 다른 장소로 이전하거나 학교를 이전하는 문제 등에 대해서도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병원 이송 후 현황으로는 오후 6시 기준으로 입원 중 26명, 귀가 41명, 접수대기 7명 등이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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