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포항서 분 ‘민주 바람’ 총선까지 이어질까?
구미·포항서 분 ‘민주 바람’ 총선까지 이어질까?
  • 윤정
  • 승인 2019.09.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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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D-7개월 "TK격전지를 잡아라", 경북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내년 4월 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국회의원 선거)이 7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선 가운데 금배지를 노리는 인사들이 본격적으로 몸을 풀면서 총선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지니고 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정부여당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만한 성과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아주 중요한 선거일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당은 내년 총선에서 제1당 복귀를 꿈꾸고 있는 가운데 텃밭이자 지지기반의 핵심인 대구·경북(TK)에서 과연 몇 석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TK 25개 지역구(20대 총선 기준)의 결과가 아주 중요하다. 한국당의 텃밭인 TK의 결과는 영남권은 물론 전체 총선 판도에 지대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TK에서 한국당의 싹쓸이가 될지, 아니면 지난 20대 총선처럼 뼈아프게 3~4석을 잃는 결과가 재현될지는 지금으로서는 속단하기가 쉽지 않다.

TK는 현재 대구 12개, 경북 13개 등 총 25개 지역구를 가지고 있다. 전체 253개 지역구의 9.9%에 불과하지만 한국당 입장에서 보면 50% 이상의 가치와 중요성을 지닌다. 한국당 지지세의 진원지이자 바람 역할을 TK가 담당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당의 지지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다른지역 참패에도 불구하고 TK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예전과는 다르게 기초단체장을 비롯해 많은 수의 광역·기초 의원들을 잃었고 특히 득표율에서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낄 정도로 힘든 싸움을 벌였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아직 탄핵에 대한 여풍이 남아있고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의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TK민심도 ‘일편단심’ 한국당만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현재 대구에서는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북을과 수성갑, 바른미래당이 차지하고 있는 동을이 최대 격전지로 불리고 있다. 또 달서병은 한국당과 우리공화당이 격전을 준비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민주당이 구미시장을 차지한 구미갑과 구미을 지역이 격전을 예고하고 있고 포항북, 포항남·울릉지역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지지세가 확인된 만큼 재미있는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포항북

 

 

김정재, 인지도 높이기 행보
한국당 공천서 우위 점쳐져
민주 오중기와 맞대결 전망

포항은 경북 최대도시로 경북정치 1번지이자 풍향계로 통한다.

포항북은 한국당과 민주당의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포항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42.4%를 득표해 한국당이 쉽게 이길 수 없는 지역으로 확인되고 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색채를 가진 젊은층의 비율이 높아 보수정당인 한국당으로서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처지다.

지난 총선에서 한국당(새누리당) 김정재 의원과 무소속 박승호 전 포항시장, 민주당 오중기 지역위원장이 대결을 펼쳤다. 한국당 김 후보는 43.39%를 득표해 당선됐고 박 전 시장은 38.84%, 오 위원장은 12.71%를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박 전 시장이 지역구를 인근 포항남·울릉으로 옮길 가능성이 커 김 의원과 오 위원장 간의 맞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의원 출신인 김정재 의원은 현재 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다. 김 의원은 TV시사프로그램에 패널로 자주 등장하며 인지도를 높이는 등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포항이 한국당 정서가 강하고 여성 지역구 의원이라는 점, 나경원 원내대표의 신임이 두터워 당내 공천경쟁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의 경쟁자로는 허명환 전 청와대 지방자치행정관이 한국당 공천을 노리며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허 전 행정관은 인지도와 지지도 상승을 위해 개인 유튜브방송으로 지역민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출신 오중기 지역위원장이 출마가 유력하다.

당내 공천경쟁자는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다. 지난 지방선거 민주당 경북지사 후보였던 오 위원장은 34.1%라는 득표율을 보여 52.1%를 얻은 한국당 이철우 후보에게 패한 경험이 있다. 포항지역에서는 무려 42.25%를 득표해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박창호 경북도당 위원장과 임혜진 포항시당 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모성은 한국지역경제연구원 원장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포항남·울릉

 

박명재 3선 도전에 무게감
박승호 前 시장 출마설도
민주 허대만, 도전 확실시

포항남·울릉은 박명재 의원의 3선 도전이 유력하다. 지난 지방선거 경북도지사 경선에서 이철우, 김광림 후보에 이어 3위에 그쳐 도지사 꿈을 접은 박 의원은 내년 총선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박승호 전 포항시장의 출마설도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총선 포항북 지역에 무소속으로 나서 38.84%를 얻은 박 전 시장은 당선된 김정재 후보(43.39%)와 불과 4.55% 차이밖에 나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표수로는 5천931표 차이였다. 이번에는 포항남·울릉에서 한국당 공천경쟁에 뛰어들지, 무소속으로 출마할지는 미지수다.

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와 김성렬 전 행정자치부 차관, 서장은 전 히로시마 총영사도 한국당 공천에 가능성을 엿보며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경북도당위원장인 허대만 지역위원장의 도전이 확실시 된다. 전 행정안전부 정책보좌관 출신인 허 위원장은 지난 포항시장선거에서 42.4%의 득표율을 올려 당선자인 이강덕 후보(50.0%)와 불과 7.6% 차이밖에 나지 않아 만만찮은 저력을 과시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창균 지역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포항남·울릉에서 한국당 박명재, 무소속 박승호, 민주당 허대만 이렇게 3파전으로 치러지면 어느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 재미있거나 치열한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구미갑

 

 

한국, 백승주·이양호·김성조
공천 경쟁 벌이며 사수 의지
민주, 김수현 전략공천 추진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은 구미시장을 잃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보수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구미에서의 패배는 향후 총선에서도 낙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배경이 되고 있다.

당시 구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이양호 한국당 후보를 꺾고 당선되자 지방선거 최대 이변으로 회자됐다. 한국당으로서는 상상하기 싫은 끔찍한 결과였다. 민주당 소속 후보가 대구·경북 지역 자치단체장이 된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역대 구미시장은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남유진 전 시장이 각각 3연임했다.

한국당이 구미시장을 잃은 원인에는 민심이반도 있겠지만 구미시장 최종 경선에서 컷오프되자 한국당을 박차고 나간 김봉재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표가 분산된 게 패착의 결정타가 됐다. 득표율은 민주당 장세용 40.79%(7만4천917표), 한국당 이양호 38.69%(7만1천55표), 무소속 김봉재 9.44%(1만7천337표), 바른미래당 유능종 7.54%(1만3천849표)로 집계됐다. 만약 김봉재 후보나 유능종 후보 표가 한국당 이 후보 쪽으로 갔더라면 선거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이런 결과는 보수성향의 표가 분산되면 민주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한국당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공천과 함께 공천탈락자들을 보듬는 역할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구미는 경북 도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투표율과 함께 박정희 향수로 대변되는 보수 성향이 강한 특성을 보이는 곳이다. 그러나 향후 선거에서 젊은 층 투표율과 보수성향 후보가 분산이 되면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구미시장을 쟁취한 민주당은 이 지역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있다.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 전 실장이 대구나 구미에 출마하는 방안을 강력하게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당이 TK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경북에서 유일하게 구미시장을 차지했기 때문에 이 지역을 총선 교두보로 삼을 예정이다. 구미시의회도 과거 1명뿐이던 민주당 의원이 8명이나 입성한 상태다. 총선에서 한국당과 민주당의 대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당은 반드시 사수해야하는 입장이다. 현재 구미갑은 한국당 백승주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 국방부차관 출신인 그는 현 정부의 외교·안보·국방 문제의 난맥상을 끊임없이 지적하고 있다. 지난 구미시장 선거에서 석패한 이양호 전 마사회 회장과 김성조 전 의원, 구자근 전 도의원이 한국당 공천 도전에 나선다.

민주당에서는 TK 전략공천 1호로 알려진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도전할지 주목된다. 김철호 지역위원장과 박종석 아성병원 상임이사도 공천을 노리고 있다. 이밖에 유능종 변호사, 김봉재 구미시새마을회장, 최인혁 정의당 지역위원장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구미을

 

 

한국 장석춘·남유진 등 대결
민주 김현권, 출마 확실시
‘보수 아성’ 붕괴 여부 관심

구미을은 한국노총과 전국금속노련 위원장 출신인 한국당 장석춘 의원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다.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 남유진 전 구미시장, 김찬영 한국당 경북도당 혁신위원장이 한국당 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비례대표인 김현권 의원의 출마가 확실시된다. 민주당 지역위원장이자 대구경북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 의원은 일찌감치 사무소를 차리고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노무현 정부 시절 건설교통부장관을 역임한 추병직 전 장관도 거론되고 있다.

구미을도 한국당과 민주당의 2파전으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구미는 공단 특성상 젊은층 비율이 경북 도내에서 가장 높은 편이기 때문에 내년 총선 최대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구미 갑·을 두 곳을 한국당이 차지하면 본전이고 민주당이 차지하면 지방선거 구미시장 쟁취와 더불어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미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고 여전히 보수층이 두텁게 버티고 있어 민주당 후보가 쉽게 보수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구시시장을 쟁취한 것은 당시 보수성향 후보들의 난립으로 표가 분산돼 이른바 ‘어부지리’를 얻은 결과로 전략적 투표를 하는 총선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점이 있다 하더라도 민주당 후보가 40% 이상을 득표했다는 점은 총선에서 격전지가 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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