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청년층을 달래기 위해 취임 이틀만인 11일 흙수저 청년들과 공식 대담에 나섰지만 대화에 나선 청년들은 장관이 이 만남을 면피용으로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청년시민단체 청년전태일과 비공개 대담을 했다. 이 대담에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사망자 김모군의 친구들, 특성화고 졸업생, 지방4년제 대학 출신 무기계약직 치료사, 청년 건설노동자, 코레일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청년전태일은 이날 ‘공정·희망·정의’를 뜻하는 사다리 3개를 상징물로 들고 가 조 장관을 만났다. 조 장관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도 모아 대담 때 법무부 측에 함께 전달했다. 청년전태일은 지난달 29일 당시 조 후보자에게 이틀 뒤인 31일 공개 대담을 하자고 요구했으나 조 후보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하루 전인 10일 오전 대담 개최를 역제안했고, 청년전태일이 받아들여 성사됐다.
김종민(33) 청년전태일 대표는 “부모의 자산과 소득에 따라 주어지는 기회가 달라지고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다르며 태어날 때부터 삶이 결정되는 출발선이 다른 이 사회에 청년들은 분노했다”며 “조 장관이 이 만남을 면피용으로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저희 가족은 우리 사회에서 혜택받은 층에 속한다. (논란에 대해) 합법, 불법을 떠나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을 겸허히 인정한다”며 “청년들의 실망이나 분노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