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가 아플때는
팔꿈치가 아플때는
  • 승인 2019.09.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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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든든한 병원 원장
수년 전만 해도 부유한 사람들만 즐긴다고 생각했던 골프를 요즘은 스크린 골프 문화의 확산 때문인지 주변에 즐기는 사람이 엄청 늘었다. 나도 요즘은 친구들을 만나면 술자리 대신 스크린 골프 치러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진료실에서 환자를 보다보면 요즘 들어 골프 엘보, 테니스 엘보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이 보인다. 워낙 환자가 많아서인지 환자분들도 병명을 많이 들어봤다고 하실 정도다.

물론 골프 엘보, 테니스 엘보가 운동을 하는 분들만 생기는 병은 아니다. 병의 기전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 그런 것이다.

팔꿈치의 바깥쪽에 약간 튀어나와 만져지는 부위가 상완골의 외측과 부위이고 이 곳에 손가락을 펴고 손목을 펴는 인대들이 모두 한 덩어리로 시작을 하게 되고 전완부를 지나면서 분지되어 각각의 인대와 근육으로 주행하게 된다. 주로 미는 동작이나 손목·손가락을 신전시키는 동작을 많이 하는 경우에 인대에 무리가 가게 되고 이 경우 기시부에서 염증이 발생해 통증이 동반되는 병이 바로 외측 상과염 또는 테니스 엘보라고 부르는 병이다. 테니스를 칠 때 백핸드 동작을 할 때 자세가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한다. 꼭 운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컴퓨터 자판을 많이 치는 일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흔히 발생하는 병이다. 처음에는 약간 뻐근한 정도의 통증과 누를 때 압통이 조금 있는 정도지만 그냥 방치하고 계속 팔을 많이 쓸 경우에 병이 진행하여 통증이 심해지고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많아진다. 대부분 우리병원을 찾아오시는 분들은 이미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해보시다가 오시는 경우가 많은데 초음파 검사를 해보면 염증만 있는 경우보다는 부분적으로라도 인대 손상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단순히 염증만 가라앉히는 주사(흔히 통증주사 혹은 뼈 주사라고 부르는 주사,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아서는 증상 호전이 일시적일 가능성이 많다.

최근에 갑자기 팔을 좀 많이 써서 증상이 생긴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주사가 아주 효과적이고 좋은 치료이긴 하지만 남용을 할 경우에는 오히려 인대 손상을 촉진시킬 수도 있으며 피부 변색 등의 부작용이 남기도 한다. 그래서 나의 경우에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는 거의 시행하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팔꿈치의 안쪽이 아픈 경우도 있는데 이 곳은 상완골의 내측과 부위이며 여기에는 외측과와 반대로 손가락이나 손목을 굽히는 인대들이 한 덩어리로 시작을 하는 부위이며 통증을 유발시키는 동작도 위와 반대로 굽히는 힘을 많이 주는 경우에 발생하게 된다.

골프를 칠 때 팔로우 동작에서 팔을 잡아당길 때 자세와 유사하여 골프 엘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기전은 마찬가지로 많이 사용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으며 증상이 점차 심해지면 양치질이나 세수 등의 기본적인 일상생활까지도 지장이 생기게 되어 환자분들이 아주 고통을 받을 수 있는 병이다. 외측 상과염(테니스엘보)와 내측 상과염(골프엘보)은 모두 과사용 증후군의 일종이며 대부분의 경우 생업이 연관된 직업에 의해 악화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 치료를 제대로 시행하기 힘들다는 점이 가장 치료가 힘든 이유가 된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깁스나 부목으로 팔꿈치를 고정만 해줘도 초기에는 증상 호전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자고 환자분들께 말씀드리면 열에 아홉은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깁스치료를 거부하신다. 당장 먹고사는 게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병의 초기인 경우에는 집에서 냉찜질이나 온찜질 같은 대증적인 치료만 해도 조금 좋아질 수도 있고 가까운 정형외과를 찾아가셔서 소염진통제 복용을 해도 증상이 어느 정도는 완화가 된다. 하지만 꾸준히 치료하지 않고 증상이 약간 호전되었다고 해서 이전처럼 팔을 과도하게 많이 사용하게 된다면 증상 재발이 자꾸 일어나게 된다.

필자가 수년간 치료를 해 본 결과 그래도 가장 재발할 가능성이 적고 치료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치료는 프롤로 주사치료(인대 강화주사라고 많이 알려진 주사)인것 같다.

프롤로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스테로이드 주사와 달리 인체에 해가 없고 여러 번 시행해도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점이지만 이 치료에도 단점은 있다.

프롤로 주사의 치료기전은 바로 손상된 부위에 염증반응을 일시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주사 맞은 날로부터 2-3일 정도는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으며 1-2회 정도의 짧은 치료 기간으로는 회복을 기대하기가 힘들다. 주 1회 정도의 간격으로 2개월 정도의 치료를 해야만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며 환자의 정도에 따라 3개월 이상 치료하는 경우도 간혹 있어 환자분이 인내심을 가지고 치료에 따라와 주셔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프롤로 주사를 맞고 일시적인 염증반응 증가로 인해 주변 혈류량의 증가가 일어나게 되고 피가 몰리면서 쌓여있던 염증 물질들도 씻어내고 조직을 재생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

처음에는 환자분들이 주사를 맞고 더 아프시다고 말씀하시면서 치료를 포기하려고 하시는 분들도 많았지만 자세히 설명해 드리고 좀 더 기다려보시라고 안내해 드리면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1-2개월 후에는 증상이 많이 좋아지셨다며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여 뿌듯하기도 하다.

가을이 점차 깊어가면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분들도 늘어나게 되고 그러다보면 이렇게 엘보로 인해 고생하시는 분들도 많아질텐데 병이 생기고 나서 치료하는 것보다는 미리 예방하는게 가장 낫지 않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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