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장관 논란의 끝은 어디인가?
조국 장관 논란의 끝은 어디인가?
  • 승인 2019.09.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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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행정학 박사
객원논설위원
참으로 점입가경이다. 현 정부 들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채 임명된 많은 사람들 중 두 사람이 자신을 임명한 임명권자의 당부를 너무나 충실히 수행하는 까닭에 그 결과에 따라 두 사람 중의 한 사람은 치명상을 입게 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25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하면서 “살아있는 권력도 눈치 보지 말고 엄정 대응하라”고 주문하였고, 9월 9일 조국 법무부장관을 임명하면서는 “검찰은 검찰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이 해야 할 일은 하면 된다”라고 언급하였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국민들의 신망을 받아 현 정부 하에서 승승장구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현재 대통령의 신임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살아있는 권력이라고 할 수 있는 조국 법무부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그의 이미지대로 정치적인 고려 없이 수사를 시작하였고 청문회 마지막 날 후보자의 부인을 전격 기소하여 그 여파는 일파만파로 확대되어 정국을 뒤덮고 있다. 만약 과거의 검찰처럼 조국 장관의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야당에서 고소 · 고발이 들어올 때까지 차일피일 미루거나 하였다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고 유야무야 되었을 가능성이 더 많았을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이 검찰개혁을 부르짖고 있는 조국장관을 낙마시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저항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윤총장도 이런 검찰 내부의 분위기에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는 앞으로 검찰개혁에 있어 윤총장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판명날 문제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세상일은 알 수 없다는 것을 세삼 느끼게 된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윤석열 검찰총장의 임명을 극렬하게 반대하며 인사청문회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서는 공식적인 표명은 하고 있지 않지만 검찰이 제대로 하고 있다고 응원을 하고, 윤총장의 임명을 극찬하던 여당에서는 정치검찰이라고 비난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당의 입장에서는 아군인 줄 알았는데 적이 된 셈이다.

필자가 윤총장의 입장을 대변한다면 대통령이 지금도 그런 마음을 유지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임명식에서 주문하였던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그런 자세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되어야 하며, 청와대든 정부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시기를 바란다”라는 지시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데 왜 여당으로부터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답답할 것이다.

조국장관 또한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어떤 의혹과 비난이 있더라도 자신이 할 일은 하겠다는 의지로 검사들과의 대화를 시작하는 등 검찰개혁 추진을 위한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이제까지 조장관의 말과 행태로 볼 때 조장관이 기소되어도 최종 재판에서 유죄로 확정될 때까지는 스스로 장관직에서 물러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국회는 마비될 것이며 국정은 혼란에 빠지게 되고 결국 내년 총선이 끝나야 해결될 것이다. 그 동안 국민들의 생활이 도탄에 빠지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이 뻔한 일이다. 이와 같이 정부조직 내, 그것도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에 생과 사의 사투가 벌어지고 이를 각 정파들이 각자의 이해에 따라 응원하는 사태를 지켜보는 것은 국가적으로 지극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사태를 대통령이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지만 대통령은 막지 않았다. 그 이유는 조국장관 임명식에서 이례적으로 행한 대통령의 담화에 잘 나타나 있다. 물론 의혹만으로 유능한 인재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 또한 잘못된 것일 수는 있다. 그러나 과연 현 정부에 위인설관이 아니라면 조국이외에는 검찰개혁을 비롯한 사법개혁을 추진할 인물이 그렇게 없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국정을 운영함에 있어서 항상 최선만을 선택할 수 없다 차선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다. 개혁도 필요하지만 민생이 더 우선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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