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구도시”…대구 자존심 짓뭉갠 與 의원
“수구도시”…대구 자존심 짓뭉갠 與 의원
  • 김종현
  • 승인 2019.10.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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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국감, 여야 설전
김영호, 새마을 학자금 관련
대학생 지원 부당성 언급 끝
“이래서 수구로 본다” 발언
조원진·윤재옥 의원 발끈
“대구 존중하고 예의 갖춰라”
대구시국감1-3
2019년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에 대한 국정감사가 10일 오전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10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 국정감사가 지역현안 파악에 미흡한 의원들의 수박 겉핥기식 감사에 그치고 여당 의원의 ‘대구 수구도시’ 발언에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는 등 국감의 질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관련기사 참고)

이날 김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질의 서두에 “일제강점기만 해도 대구가 가장 진보적인 도시이고, 지난 역사만 보더라도 대구는 보수가 아니라 진보적인 도시다. 5·18망언을 사과하는 등 권영진 시장의 영호남을 아우르는 통합적 행보가 국민적 박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박근혜 대통령과 연계된 사업에 특혜가 너무 많다. 새마을 지도자 자녀 학자금은 중고등학생에게 지원하도록 제한돼 있는데 대학생들에게 지원한 것은 규정위반이다. 이런 편파적인 것 때문에 외지에서 대구를 수구보수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한국당 윤재옥 의원은 김영호 의원이 “대구시민을 수구로 지칭해 대구시민의 자긍심을 건드렸다. 대구를 존중해 달라”고 언성을 높였다. 김영호 의원이 “그런 의도로 발언한 게 아니다. 속기록을 확인해보라. 오히려 대구 시민의 자존심을 존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은 “대구에 와서 대구시민에 예의를 갖춰라. 대구시민을 수구꼴통으로 얘기했다. 대구와서 이따위 말을 하느냐. 대구시청에 대한 감사지 대구시민에 대한 감사가 아니다”며 말싸움을 벌였다. 이를 본 다른 의원들과 그 자리 참석자들이 웃음을 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조원진 의원이 사과해야 한다. 김영호 의원의 대구시민 홀대발언이 아니라, 권영진 시장이 잘하고 있다는 것이고 대구시가 민주주의를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여·야 의원 간 설전이 이어지자 감사반장인 전혜숙 의원이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인데 모양이 나빠지지 않도록 자제를 당부한다”며 진화에 나서는 등 불필요한 논란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날 국감은 대구공항과 신청사, 취수원 이전 등 대구시의 민감한 문제에 대해 대구시 공무원들이 밤을 새며 자료를 준비한데 비해 의원들은 깊이있는 질문과 지적은 하지 못한채 언론에 이미 제기된 내용을 토대로 시간을 때우고 ‘잘 하시라’는 덕담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 많았다. 과거 국감장에서 시장뿐만 아니라 담당 간부까지 불러내 집행부의 예산 낭비 등 잘못을 지적하며 추궁하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어 20대 마지막 국감이 맹탕국감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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