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배꼽 = 배꼽탈장?
참외배꼽 = 배꼽탈장?
  • 승인 2019.10.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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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둥
대구시의사회 정보통신이사
마크원외과 원장
배꼽은 출생 후 탯줄이 떨어져 나간 흔적, 즉 일종의 ‘선천적인 흉터’ 입니다. 태아에게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은 어머니로부터 탯줄 정맥을 통해 태아의 심장을 지나 태아순환을 거친 후 탯줄 동맥을 통해 다시 태반으로 배설됩니다. 그리고 출산 후 그 기능을 다한 탯줄이 자연스럽게 탈락되면서 발생하는 인간 최초의 흉터가 바로 배꼽입니다. 따라서 배꼽은 어머니가 자식을 태중에서 키워낸 소중한 생명 탄생의 증거이기 때문에 의학적인 이유 이상의 숭고한 의미가 있습니다.

신생아 시기에는 취약한 면역력 때문에 외부 감염에 매우 취약하므로 탯줄이 떨어져 나간 배꼽 부위가 감염 되지 않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런 과정 때문인지 ‘배꼽은 웬만하면 손 대면 안된다’ , ‘잘못 건드리면 복막염에 걸린다’는 식의 선입견이 널리 퍼진 듯 합니다. 물론 감염에 주의해야 하는 부위이긴 하지만, ‘외면’에 가까운 조심스러움 때문에 사람들이 간과하게 되어버린 질환이 바로 배꼽탈장 입니다.

‘참외배꼽’은 배꼽 주변부 혹은 배꼽 전체가 볼록하게 튀어 나와 보이는 ‘모양’에 대한 표현이지만, 일부 피하지방종 등으로 인해 볼록해진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참외배꼽은 작든 크든 배꼽탈장으로 인한 증상이라고 봐야합니다. 배꼽아래의 근육막이 완전히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 신생아의 탯줄이 떨어져 나가게 되면, 열려 있는 근육막 구멍을 통해서 배안의 장기들이 피부 아래쪽까지 밀고 올라오는 현상을 ‘선천성’ 배꼽탈장이라고 합니다. 다행히 선천성 배꼽탈장 중 90%이상은 4세 이전에 덜 닫힌 근육막이 점점 닫히면서 자연적으로 해결이 되지만, 4세 이후에도 참외배꼽 모양이 유지된다면 탈장상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적극적인 수술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필자가 만나는 ‘성인’ 배꼽탈장 환자들 중 상당수는, 어릴 때부터 참외배꼽이었는데 성장하면서 튀어나온 크기가 더 커지지도 않고 생활에 불편한 게 없어 그냥 지내오다가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 남성의 경우 운동과 직업력, 남녀 공통으로는 복부비만 등의 원인으로 인해 그 크기가 갑자기 커져서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릴 때부터 배꼽에 외관상 문제가 전혀 없었지만 후천적으로 탈장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부학적으로 조사해 본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 중 약 50%는 장기가 튀어나올 정도는 아니지만 배꼽 아래 근육막에 미세한 틈새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태반이 떨어질 때 근육막의 미세한 결손이 남은 결과물이지요. 이런 사람들은 복압이 올라가는 후천적 요인이 지속해서 작용할 경우 더 쉽게 탈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한번 탈장이 발생하면 이를 치료할 유일한 방법은 탈장구멍을 단단하게 막아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구멍이 크면 클수록 수술 범위도 넓어지고 수술 후 재발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즉, 탈장 구멍 직경이 1cm 미만인 경우에는 배꼽 지름 내부의 작은 피부절개를 통해 근육막의 구멍을 단단하게 봉합하는 1차 봉합수술 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탈장 구멍 직경이 2cm 이상이거나, 직경이 1~2cm 사이라 할지라도 후천적인 탈장 발생 요인(고도의 복부 비만, 복압을 자주 높이는 육체노동 등)이 수술 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인공막’을 삽입하는 등 추가 보강을 시행해야만 재발율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인공막 탈장수술은 직경 10~20cm 내외의 인공막을 근육층 아래에 삽입하게 되는데, 기존의 절개수술은 이 넓은 인공막을 넣기 위해 배꼽 주변 복벽에 매우 큰 흉터를 남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근래 들어 활성화되고 있는 복강경 인공막 수술은 복벽에 1~2cm 정도의 상처 3~4개만 남기 때문에 미용상의 장점과 더불어 빠른 회복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2cm 이내의 상처 단 1개만을 이용하는 단일통로 복강경 인공막 수술도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어 미용과 회복에 더욱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혹시 본인의 배꼽 모양이 남들에 비해서 볼록하거나 지나치게 완만한 모양이라면 한번쯤은 배꼽탈장을 의심해보고 탈장 수술 경험이 많은 외과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길 권유합니다. 구멍이 작을 때 조기 진단을 받고 수술 받을수록 수술상처도 작아지고 재발율도 낮아지기 때문이지요. 경험 있는 탈장 수술 외과의사라면 초음파 등 비교적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배꼽 아래 근육층의 균열 여부와 그 크기 뿐만 아니라 가장 적절한 수술 방법 또한 판단해 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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