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거주지 중심 직거래
사기 염려 없고 저렴해 인기
#. 대구 북구에 사는 김종태(34)씨는 최근 직장 동료의 추천으로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접했다. 평소 잘 쓰지 않는 물건들을 모아 운동화(3만 원), 바람막이 점퍼(3만 원), 행사 상품으로 받은 고급 프라이팬 세트(3만 원), 겨울용 재킷(2만5천 원), 추석 선물세트(1만5천 원) 등을 직거래로 판매해 한 달 사이 20만 원 정도를 벌었다.
김씨는 “사용은 안 하지만 버리기엔 아까운 물건을 쉽게 처분하고 소소하게 용돈벌이도 할 수 있어 매력이 있다. 동네 인증 시스템도 있고 바로 직거래를 해서 사기 걱정도 거의 없다”며 “판매자뿐 아니라 구매하는 사람도 시세보다 저렴하게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어 서로 ‘윈윈(win-win)’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의 여파로 중고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에 힘입어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이용자가 실제 거주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중고 물품을 직거래하고 지역 관련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앱이 주목받는다.
최근엔 ‘당근마켓(당신 근처의 마켓)’ 앱이 3040세대 직장인이나 전업주부 등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앱에 중고 물품 사진과 간단한 설명을 포함한 게시물을 등록하면 관심있는 지역 주민들과 1대1 채팅으로 물건을 거래할 수 있다. 앱 이용자 주변 6㎞ 내의 상품만 거래가 가능한 동네 벼룩시장 개념이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괜찮은 제품을 시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데다 판매자는 필요 없는 제품을 처분하고 현금 벌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받는다.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꾸준히 물건을 판매하는 이들은 월평균 20만~30만 원 가량을 버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 판매업자 수준의 노하우를 가진 이들도 있다. 중고품 사진을 다양한 각도로 여러 장 촬영해 올리고 구매 일시·장소나 브랜드 등의 정보를 상세하게 안내하는 한편 약간의 하자는 솔직하게 밝혀 신뢰도와 평판을 관리하는 식이다. 당근마켓의 경우 이용자의 친절함, 빠른 응답, 약속시간 준수 여부 등 거래 후기를 평가한 ‘매너 온도’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동네 중심 서비스여서 ‘언젠가 마주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 매너 없는 행동을 하기에 쉽지 않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중고거래 서비스를 넘어 지역 생활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새로운 사업 모델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며 “이용자와 지역 소상공인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