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 실사화 ‘말레피센트2’ 동화 끝…인간과 자연의 운명 전쟁
디즈니 애니 실사화 ‘말레피센트2’ 동화 끝…인간과 자연의 운명 전쟁
  • 배수경
  • 승인 2019.10.1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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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넘어선 확장된 세계관 공개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편견 일침
가짜 뉴스·무분별한 자연 파괴…
인간 잣대 속 부정적 모습 메세지
화려한 영상·액션 볼거리도 한몫
말레피센트2
 

디즈니의 명작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는 디즈니 라이브액션 프로젝트, 이번에는 ‘말레피센트2’를 선보인다. 2014년 ‘말레피센트’ 개봉 이후 5년 만이다. 이미 알고 있듯이 말레피센트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1편이 말레피센트(안젤리나 졸리)와 오로라 공주(엘르 패닝)의 만남을 그렸다면 2편에서는 얼스테드 왕국의 잉그리스 왕비(미셸 파이퍼)가 등장하며 동화 속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이야기, 그리고 더 확장된 세계관을 선보인다.

강을 사이에 두고 요정들의 세계 무어스 숲과 인간 세상인 얼스테드 왕국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세상, 무어스 숲의 오로라 공주는 얼스테드 왕국 필립 왕자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어찌된 일인지 공주의 대모 말레피센트는 “사랑의 결말이 늘 아름답지는 않다”며 그녀의 결혼을 반대한다. 잉그리스 왕비는 오로라 공주와 말레피센트를 저녁식사에 초대한다. 강건너 인간 세상으로 발을 내디딘 말레피센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공포로 가득차 있고 식사자리는 그녀의 심기를 거스르는 일 투성이다. 잉그리스 왕비의 계략으로 오해를 받게 된 말레피센트는 그곳을 빠져나오지만 철탄을 맞고 강으로 빠져든다.

우리는 흔히 하얀 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미소를 띠는 잉그리스 왕비(미셸 파이퍼)는 선으로, 검은 뿔에 검은 날개를 지닌 말레피센트는 악으로 규정짓는 실수를 저지르기 마련이다. 영화는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뒤집어놓는다. 관객은 초반부터 왕비가 악이라는 걸 깨닫게 되지만 영화 속 사람들은 물레의 저주를 내린 말레피센트의 이야기만이 중요할 뿐이다.

비록 말레피센트(maleficent)는 ‘해로운, 나쁜 짓을 하는’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영화 ‘말레피센트’는 더 이상 사악한 마녀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 나타난 다크페이 종족들이 인간을 피해 동굴 속에 갇혀 산다는 설정이나 사냥꾼들에게 잡혀가는 숲 속의 요정들은 개발이라는 이름아래 마구 파괴되는 자연을 떠올리게 만든다. 어쩌면 말레피센트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에 대한 자연의 반격과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고 봐도 되겠다.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말레피센트를 연기한 안젤리나 졸리는 마치 동화책 속에서 그대로 나온 듯한 모습으로 등장 자체만으로도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칸 영화제 최연소 심사위원인 엘르 패닝 역시 전편보다 훨씬 성숙해진 모습으로 인간 세상과 요정 세상 사이의 딜레마를 잘 표현한다. 그녀의 행동에 답답함을 느끼는 관객들도 많겠지만 결국 두 세상을 화합시키는 것도 그녀다. 더 깊숙이 들어가면 그녀를 사랑하는 말레피센트의 모성이겠지만.

다크페이 종족들이 사는 곳은 마치 영화 ‘아바타’의 숲속을 연상시킨다.

‘공주를 누가 깨웠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저주를 건 마녀의 이야기만이 전설로 전해질뿐.’이라는 잉그리스 왕비의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가짜뉴스’와 ‘거짓소문’과도 맥을 같이 한다. ‘아랫것들에게 공포를 심어주고 그 힘으로 적을 상대하라’라는 이야기에 이르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동화 그 이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간은 선하고 모습이 다른 종족은 모두 악하다는 생각 또한 인간의 잣대에 의한 것임을 영화는 말해준다.

‘말레피센트2’는 화려한 영상에 액션까지 더해져 꽤 많은 볼거리를 선사한다.

디즈니 영화인만큼 권선징악의 결말이 정해져 있다는 점도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요소다. 그동안 마음 불편한 영화나 웃기지 않는 코미디 영화에 지쳤다면 잠시 디즈니가 만들어낸 동화같은 세상 속으로 빠져들어보는 것도 좋다. 1편을 보지 않아도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크게 지장은 없다.

배수경기자 micba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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