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주는 싱그러운 풍경
행복을 주는 싱그러운 풍경
  • 황인옥
  • 승인 2019.10.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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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숙 갤러리 ‘채온 개인전’
자연물 담은 작품 이상향 표출
괴기함 묻어나는 인물화도 선봬
Flower3-oil
채온 작 ‘Flower’.

보이는 대로 보는 것은 절반의 감상법이 되고 있다. 심오한 철학이나 사회적 이슈를 형상 이면에 숨겨놓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그렇다. 도끼눈을 하고 보고 또 봐야 작가의 메시지가 어렴풋하게라도 읽힌다. 개념미술이 현대미술의 중심으로 훅 들어오면서 생겨난 작품 감상법이다. 그러나 작가 채온의 작품은 의식의 긴장을 풀어헤쳐도 별 탈이 없다. 개념보다 시각적인 유희에 집중하기 때문. 그렇기에 주장이나 의미는 생략된다.

“개인적인 성향이 개념적이지 않다는 것은 아니에요. 단지 그림에서 만큼은 개념보다 직관을 표현하는 것을 더 좋아해서 개념이나 주장을 배제해 왔어요.”

서양화가 채온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이상숙 갤러리 전시장을 풍경이 에워쌌다. 다양한 풍경 작품 20여점이 걸렸다. 길 위에서 만난 산이나 들, 나무들이 꿈틀대는 붓 터치로 싱그럽다. 전시 제목도 ‘풍경하는 법’이다.

작가가 “예쁜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시각적으로 편안하고 그것이 내면의 평화로까지 연결되는 그림이라는 의미”였다. 때문에 그의 풍경은 일종의 이상향이다. “제가 행복해지는 풍경을 그렸어요. 나만의 이상향이죠. 작가가 행복해하며 그렸으니 관람자도 행복해 지겠지요.(웃음)”

작업실을 오가며 눈에 담았던 풍경들이 평면에 옮겨진다. 어떤 경우에는 기억 속 풍경을 끄집어내기도 한다. 단순 재현이라기보다 이상향인 이유로 사실적인 풍경과는 결을 달리한다. 형광색의 꽃, 불안한 인물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으면서도 울림을 주는 색채의 조합, 특유의 즉흥성과 리듬감, 빠른 필치 등으로 인해 그의 풍경은 몽환의 숲이 된다. “주로 추상의 형태를 취하지만 구상도 마다하지 않아요. 그림에는 직관이 담기기 때문에 순수한 상태로 드러나죠.”

화풍은 두 가지다. 이상향을 표현한 편안한 풍경과 약간은 괴기스러움이 묻어나는 인물화다. 이번 전시에는 풍경을 선보이고 있다. 인물화는 풍경을 배경으로 하거나 인물만을 부각하기도 하지만 얼굴을 뭉개거나 귀신처럼 표현한다. 약간의 괴기스러움이 스며난다. 작가가 “보이지 않는 것들의 힘을 믿는다”고 했다. “ ‘말하는 대로 시가 된다’고 한 시인들의 말처럼 저 역시 말하는 대로 그림이 되는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채온에게서 청년 특유의 역동성은 발견하기 어려웠다. 21세기의 문명 이기나 빠른 속도감으로부터 자유로움을 추구하기 때문. 그가 만든 세상은 느린 속도로 흘렀다. 자신 만의 세상에서 유유자적하는 현자의 모습이 이러할까 싶을 만큼. 새로운 매체에 환호하는 시대적 세대와 달리 한참 고루한 매체로 인식되는 회화를 붙잡고 있는 것만 봐도 아날로그적인 그의 취향이 짐작된다. 하지만 작가는 개의치 않았다.

“내게 회화는 어린시절부터 해와서 익숙한 매체에요. 손의 익숙함이 주는 힘이 있죠. 그리고 회화로 풀어낼 엄청난 이야기들이 제 내면에 있기 때문에 아직은 하나씩 나오는 중이기 때문에 다른 곳을 바라볼 필요가 없어요.” 전시는 11월 5일까지. 053-422-8999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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