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4년 전 공천파동 잊었나”
“한국당, 4년 전 공천파동 잊었나”
  • 윤정
  • 승인 2019.10.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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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원외인사들 ‘부글부글’
수사 대상 가산점 제안 파동
철회했지만 의심의 눈초리
‘조국 사퇴 유공자’ 표창도
“한국당만의 힘이냐” 반발
지지부진 인적쇄신도 불만
공천 경쟁 위기의식 드러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조국 인사청문회대책TF 유공 의원과 당직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조국 인사청문회대책TF 유공 의원과 당직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수사 대상 의원들에 대한 공천 가산점 발언과 이른바 ‘조국 정국’에서 역할 한 의원들에 대한 표창장 수여를 놓고 당내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공천 ‘가산점 논란’은 하루 만에 없었던 일로 정리돼 가는 분위기지만 내년 총선에서 ‘공천이 곧 본선’인 대구·경북(TK) 한국당 원외인사와 출마예상 후보자들은 “조국 전 장관 사퇴가 한국당의 힘만으로 된 것이냐. 셀프특혜도 유분수지 지도부에서 마음대로 공천 가산점을 줘도 되나. 4년 전 공천 파동으로 인해 참패한 쓰라린 경험을 벌써 잊었냐”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패스트트랙 사태로 고발된 의원 60명에게 가산점을 주자는 제안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처음 말했고 24일 황교안 대표도 “당을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상응하는 평가를 하는 것은 마땅하다. 반드시 (공천 심사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공식화하면서 논란이 됐다.

가산점 제안에 대한 비판여론과 조경태 최고위원 등 당내 반발이 봇물처럼 이어지자 황 대표는 지난 25일 “생각해본 바 없다”며 사실상 철회했다.

또 지난 22일 당 지도부가 ‘조국 인사청문회대책TF’에 속한 의원들에게 표창장과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주며 자축한 것도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공천에 사활을 걸고 있는 TK인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대구지역 전직 기초단체장 출신 한 출마예상자는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아니냐”며 “4년 전 180석도 가능하다던 당시 새누리당(현 한국당)이 제1당을 더불어민주당에 빼앗기며 어떻게 참패했는지 벌써 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출마예상자인 한 전직 의원도 “조국 전 장관 사퇴를 위해 보수가 힘을 똘똘 뭉쳐 결국 성과를 이뤄냈지만 한국당만의 힘으로 된 것은 결코 아니다”며 “앞으로 패스트트랙에 올라탄 공수처법과 연동형비례제 등을 저지하기 위해 보수세력이 합심투쟁을 해야하는데 공천 가산점 문제로 힘을 한곳에 모으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경북지역 한 출마예상자도 “공천 가산점이 없다고 지도부가 물러섰지만 내부적으로 어떤 식으로 반영할지 모를 일”이라며 “이미 현역의원들은 사실상 가산점을 받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 아니냐. 특히 TK지역은 공천에 매우 민감하다. 공천 이야기만 나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TK지역은 총선 때마다 40~50% 정도 물갈이가 있어 왔다.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물갈이 폭이 큰 탓에 초선만 양산해 큰 인물을 키우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어 왔지만 최근 한국당이 3~4년 동안 탄핵사태, 대선 및 지방선거 패배 등 연이은 몰락에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비판여론도 비등하다.

민주당은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인적쇄신에 대한 분위기를 잡아가고 있지만 한국당은 불출마 등 당내 인적쇄신에 대한 혁신이 보이지 않는 점도 우려가 되고 있다.

변호사 출신 모 인사는 “오만하고 민심을 거스르는 모습은 반드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한국당이 지난 과오에 대해 진정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느냐. ‘선당후사’의 정신이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 정국’을 거치며 한국당 지지율이 상승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당내 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지율 상승은 요원할 것”이라며 위기감을 언급했다.

또 당 대표급 인사들의 TK 등 안방 출마설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전직단체장 출신 한 인사는 “당 대표급을 지낸 인사가 안방을 노크한다는 것은 당을 위한 희생정신이 부족한 것”이라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맞지만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향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며 “이른바 ‘비중있는 인사’는 수도권에 출마해 ‘선당후사’의 정신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TK정치권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헛발질하는 모습은 국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한국당은 4년 전 쓰라린 아픔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민심에 부합하는 공천과 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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