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포근하게 안기는 계절
땅바닥에 주저앉아
날렵하게 생긴 꽃잎을 뒤로 하고
활짝 펼쳐 피어난 자주꽃은
생긋 웃고만 있다
양지바른 땅
개미집 주변 비옥한 흙에
뿌리 내리고
물찬 제비처럼
쑥쑥 자라난 보라색 꽃은
수줍은 듯 살짝 고개 숙인다
◇허남준= 경북 영천生. 동국대불교학과졸업, 해동문학 신인상, 해동문인협회 부회장, 한국불교문인협회 이사, 한국현대시인협회 대외협력위원장, 한국문인협회 정책개발위원 및 시분과 회원,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시집으로 ‘샛별 품은 샛강소리’외 7권이 있다.
<해설> 제비꽃의 꽃말은 나를 생각해 주세요라는 말이다. 나를 생각해 달라는 말은 겸손이다. 사랑을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나로 봐달라는 말이다. 바쁜 세상에 틈틈이 잊고 사는 세상에 연연하지 말고 가끔은 제비꽃의 부름에 귀 기울이듯 가족, 이웃, 친구라는 제비꽃을 바라보자. 보라색 빛깔에 황홀해 질 것이다.
-김부회(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