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든 총리든 와서 얘기 좀 들어달라”
“대통령이든 총리든 와서 얘기 좀 들어달라”
  • 정은빈
  • 승인 2019.11.0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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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헬기사고 유가족 울분
“책임자 나와 설명 요청 무응답
영상 보여달라 해도 안 보여줘”
“나라 위해 일하다 희생됐는데
나라에서 무관심 가장 억울해”
중앙119구조본부가 지난 3일 오후 대구 달성군 다사읍 강서소방서 3층 강당에 경북 독도 헬기 추락사고 희생자 가족을 위한 '가족 대기실'을 마련했다. 정은빈기자
중앙119구조본부가 지난 3일 오후 대구 달성군 다사읍 강서소방서 3층 강당에 경북 독도 헬기 추락사고 희생자 가족을 위한 '가족 대기실'을 마련했다. 정은빈기자

 

경북 독도 EC225 헬기 추락사고 발생 닷새째 희생자 가족들이 대구에 마련된 가족 대기실에서 남은 실종자가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119구조본부와 해양경찰청, 해군은 4일 오후 1시부터 1시간가량 대구 달성군 다사읍 강서소방서 3층 강당에 마련된 가족 대기실에서 비공개 설명회를 진행했다. 당국은 가족 30여명을 대상으로 수색 현황과 계획, 방법 등을 설명했다.

설명회 진행 중 가족들 사이에서는 “총력을 다 하겠다는 말을 이제 와서 하냐. 하루만 일찍 하지”, “발견한 시신도 유실하지 않았느냐”는 원성이 터져 나왔다.

가족들은 수색 당국과의 소통 부족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했다. 설명회 중간에 “대통령이든 국무총리든 와서 우리 얘기를 좀 들으라고 해 달라”, “왜 기자들을 막았냐. 병원 장례식장 문은 왜 잠그냐”는 성토도 뒤따랐다.

선원 박모(46)씨 가족은 “소통한다고 해 놓고 책임자가 나와 설명하라는 요청에는 아무런 답이 없다. 본인들 필요하면 대화하고, 필요하지 않으면 대화하려 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모씨 가족은 또 “영상을 보여 달라고 해도 그런 것은 보여 주지 않고 똑같은 설명만 하고 있다”고 했다.

가족들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 소속 기장 김모(46)씨, 구급대원 박모(29)씨, 구조대원 배모(31)씨와 선원 윤모(50)씨, 박모씨 등 나머지 실종자 5명의 귀환을 염원하고 있다.

기장 김모씨 가족은 “나라를 위해서 일했는데 나라에서 (이 사고에) 무관심한 게 가장 억울하다. 어린 생명이 죽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여성은 “내 아이는 사람을 구하러 가다 죽었다”며 수색에 속도를 내주기를 요청했다.

사고 희생자 7명의 가족 30여명은 전날(지난 3일) 오후부터 중앙119구조본부가 마련한 가족 대기실에 머물고 있다. 소방 당국은 가족 1팀당 보조인력 6~7명을 배치해 이동과 생활 물품 등을 지원하고 심리 치료사를 투입해 안정을 돕기로 했다.

지난 3일 낮 부기장 이모(39)씨와 정비사 서모(45)씨 시신이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장례식장 안치실로 옮겨지면서 가족들도 경북 울릉도를 떠나 대구로 모이고 있다.

가족 일부에서는 헬기 추락 영상을 봤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여성은 “사고 발생 초기에 가족들을 모아 헬기가 기울다 ‘펑’ 소리를 내면서 화염이 치솟은 뒤 떨어지는 영상을 보여줬다”며 기체 결함에 의한 사고를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여성은 “추락 영상을 봤다는 사람이 있던데 가족들이 모여서 본 적은 없다. 보여 달라고 한 적은 있다”고 해 말이 엇갈렸다.

해경 관계자는 “이륙 영상은 KBS가 촬영해 보도했지만 추락 영상 자체가 없고 가족들에게 보여준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소방청도 “(헬기가 추락하면서) ‘펑’ 소리가 나는 영상을 보유하고 있거나 가족들에게 보여준 적이 없다”고 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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