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蟬脫殼’했던 왕건처럼…대구도 과거영광 버려야할 때
‘金蟬脫殼’했던 왕건처럼…대구도 과거영광 버려야할 때
  • 이대영
  • 승인 2019.11.1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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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 927년, 견훤 병력에 포위된 왕건
죽은 군병 변장 후 포위망 탈주 성공
살기 위해 군왕위신 모두 던져버려
훗날 고려 건국이라는 대업 완성
과거 대구경제는 집권여당의 텃밭
이젠 그 영예로운 날개 벗어던져야
신택리지-위기관리
위기란 개인 혹은 집단에 영향을 끼쳐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지는 모든 사건, 상황 혹은 변화를 총칭한다. 그림 이대영

 

이대영의 신대구 택리지 - (44) 26년째 GRDP 꼴찌탈출 위한 출구 찾기 - 2

◇일본은행, 양적완화의 출구전략(Exit Strategy)

철공소 절삭(선반)작업에서 점점 지름을 크게 깎는 작업을 완화(easing), 점점 가늘게 깎는 작업을 테이퍼링(tapering)이라 한다.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점점 늘이는 것이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점점 줄이는 것이 양적긴축(quantitative tapering)이다.

2001년 3월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장기적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자 i) 시중금리를 zero(0%)에서 마이너스(-) 금리로, ii) 엔저현상(円安)으로 수출경쟁력과 해외부동산 구매력를 제고하며, iii) 인건비(근로소득 증가)와 2%내외의 인플레이션(취업비율)으로 일본내수시장 진작을 목표로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를 실시했다.

미국도 2008년도 ‘서브프라임모기지(sub-prime mortgage)의 붕괴’라는 금융공황을 당하고부터 양적완화를 구상해, 2013년 9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서 매달 400억 달러의 주택저당증권(MBS) 매입, 기준금리 0%를 2015년까지 유지한다는 3차례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서 2009년도 1%대의 경제성장에서 2014년 4.6%로 회복, 취업률 제고(실업률 하락) 등 경기부양효과가 나타났다.

2017년 4월 일본에서도 양적완화정책에서 벗어나는 출구기획(exit planning)을 시사했다. 일본은행(Bank of Japan) 총재 구로다 하루히코는 출구전략의 핵심으로 i) 이자율 조정(level of interest rates)과 ii) 대차대조표의 규모(size of balance sheet), iii) 채권만료 허용과 공개시장 운용을 통한 유동성 흡수를 선택지로 제시했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는 2%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예상하고 양적완화를 지속할 속셈이다. 또한 대외적으로는 ‘양적완화의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고 하면서 ‘자본유출을 막아라’는 속셈으로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양적축소란 출구전략(exit strategy)인 ‘스텔스 테이퍼링(stealth tapering)’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얄미울 정도로 골든타임(golden time)을 포착하고 있다.

◇일상생활 속 출구기획(出口企劃) 사례

합리적인 결정을 위해서 해약, 중단(중지), 청산(淸算), 일몰제(日沒制), 협상 등의 수단을 활용해 연착륙의 출구를 찾는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거나 앞 돈보다 뒷돈이 더 드는 상황에서는 전투에 이기고 전쟁에 진다. 우리나라에서 출구기획의 개념에 스며든 것으로는 일몰법(sunset system), 중간협상(middle-round negotiation), 중간결산(middle balancing), 청산제(clearing system) 등이 있는데 합리적 포기(reasonal renunciation)의 기회를 제공하도록 법제도로 각종 시스템을 마련했다. 출구전략이 가장 흔히 사용되는 곳은 부동산개발 투자다. 2013년 단군이후 최대 규모 30조원이 투입되는 용산역세권 PF(Project Financing)가 시작했다. 그러나 3년 이상 사업이 표류하고 있었다. 표류기간에 많은 변동사항과 지연비용이 발생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판단에 출구기획이 단행되었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제4조의 3(정비구역 등 해제)의 규정이 출구(exit)였다. 구역지정 취소, 추진위원회 해산, 조합해산 등의 다양한 용어로 출구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일반법령에 출구전략차원에서 시한을 정하는 특별법(特別法, sunset law)) 혹은 법적규제를 시제조항(時制條項)으로 규정한 일몰규정(sunset article)을 만들었다. 1970년 미국의 영기준예산(zero-base budget)이나 감축관리를 개발하면서 같이 일몰제도(sunset system)를 도입했다. 우리나라는 2000년 IMF외환위기를 당해 규제완화(deregulation)차원에서 일몰제를 도입했다. 가장 오래된 출구전략은 ‘박수칠 때 떠나라(功成身退)’다. 1970년 베트남 전쟁에서 1조 200억 달러(제2차 세계대전 비용 1조 6천억 달러)의 전쟁비용을 투입했던 세계최강 미국의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정부는 승산이 없자, 욕보기 전에 발을 뺐다(功遂身退天之道). 알아서 멈추지 않는다면 크게 욕볼 처지였다.

◇불확실성, 리스크 등의 위기관리

황금갑옷을 벗어던져야 산다(金蟬脫殼).

AD 927(태조10)년 후백제 견훤(甄萱)은 정예특공대의 침공으로 왕성경주를 함락시켰다. 신라는 고려 왕건(王建)에게 황급히 지원병을 요청했다. 왕건은 견훤이 경주분탕 뒤에 퇴진하는 길목인 대구공산 동수(桐藪,동구 지묘동) 골짜기에 5천 정예기병(精銳騎兵)을 매복시켰다. 그러나 한발 앞선 견훤은 세 겹으로 왕건 정예기병대를 둘러 싸 독안에 든 쥐(甕裏之鼠)를 만들었다. 왕건은 부하장수들을 소집했고, 포위망을 뚫고 살아나갈 방책을 찾았다.

당시 거론되었던 방안으로는 i) 결사대(決死隊)를 만들어 견훤병영의 취약지점을 한꺼번에 돌파하는 방안(破竹之結), ii) 견훤과 왕건의 장수끼리 한판 맞장 뜨기(兩將結判), iii) 왕건이 선봉장(先鋒將)으로 생사결단의 돌파구 만들기(王建親戰), iv) 비밀결사대로 적장(견훤) 참수작전(賊將斬首), v) 전면일제포위망 뚫기(一齊攻擊), vi) 거짓 투항과 항복(詐降計略), vii) 무장해제와 항복(白旗投降), viii) 선발대 맹공과 후발대 피신(猛攻避身), 마지막으로 ix) 후사도모(後事圖謀)방안을 놓고 갑론을박했다. 결론은 36계략 가운데 금선탈각(金蟬脫殼)을 택했다. 마치 굼벵이가 허물만 남기고 매비로 날아가 버린다는 ‘황금매미가 허물을 벗고 날아간다(金蟬脫殼)’ 계략이었다.

왕건은 죽은 견훤군병 군복으로 변장하고 황급히 포위망을 뚫고 탈주했다. 신숭겸(申崇謙) 부장(副將)은 왕건의 군마와 복장으로 위장하고 동수대전(桐藪大戰)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왕건은 이렇게 군왕의 위신을 던져버리고 겨우 제왕과제(帝王課題)로 구사일생했다. 이후 그는 고려건국이란 대업완성을 통해 후사도모(後事圖謀)를 했다. 금선탈각계책(金蟬脫殼計策)은 오늘날에도 국제외교상 전략으로 자주 이용된다. 지난 2017년 5월 중국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環球時報)에서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방울 단 사람이 반드시 방울을 떼어야 한다(解鈴還須繫鈴人)”고 하면서 한국이 쓰고 있는 금선탈각(金蟬脫殼)의 외교적 전략에 경계의 말을 했다. 즉, 우리나라의 사드(薩德,THAAD) 설치로 극동아시아 군사력불균형을 우려했던 중국이 우리나라에 한류관광 및 각종경제보복조치를 단행했음에도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는 표현이다.

대구경제도 이제는 과거영광이었던 ‘정치적 황태자’, ‘집권여당의 텃밭지위’, ‘제왕의 제3대도시’등의 황금갑옷 혹은 영예로운 날개를 과감히 벗어던져야 할 때다. 과거 잘 나갔던 대구를 알아서 대접을 해주지 않는다고 홀대(忽待), 패싱(skipping) 등의 불평불만을 허공에다가 외치기보다 i) 정치 좋아하신다면 정무적 판단을 해서, ii) 전략적 행동으로, iii) 시민설득의 기반위에 선택과 집중으로 경제를 살리는 것이 최선과제다.

◇위기(危機)라는 말보다 위기관리(危機管理)부터

위기(crisis)란 개인 혹은 집단에 영향을 끼쳐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지는 모든 사건, 상황 혹은 변화를 총칭한다.

지역사회 혹은 국가에서는 보안, 경제, 사회 또는 환경에 예고(예견징후)도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할 때는 부정적인 변화로 본다.

특히 의학적인 용어로는 갑자기 좋아지는 상황도 위기다. 왜냐하면 다 낫은 것처럼 몸이 홀가분하다고 했다가 죽는‘거짓 완쾌(fake recovery)’현상이 빈발하기 때문이다.

위기의 일반적 특성은 i) 예상 못했다는 것(unexpected), ii) 불확실성이 있을 것(creates uncertainty), iii) 중요한 목표에 위험이 되는 것(seen as a threat to important goals)이다.

최근 대구시에 빈발하는 위기는 i) 사전기미나 작은 사건이 선행되었던 것을 무시한 것이 대부분이다. ii) 갑작스러운 것이 아닌 폐쇄성, 고집불통, 의도적인 은밀성 등에 의해서 자초한 것이다. iii) 사전에 합리성(합법성, 경제성, 공정성 및 공익성)과 절차적 공평성(procedural fairness)을 고려하지 않고 관례(행)적으로 추진한 것이 화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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