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과 도루메기 간판이 걸린
막걸리 집에서 술을 따른다
안주는 도루메기 구이와
양은 주전자에 담긴 불로막걸리다
술이 술잔에 찰랑거릴 때
생각나는 무엇이 술잔을 당긴다
양은 주전자의 낭만과 양은 술잔의 궁합
나는 언제 한번 이런 섹시한
만남이 있었던가,
양은 주전자 날렵한 주둥이에 끌리는
술잔의 입맞춤
시름도 동그란 술잔에 담긴
한잔 술의 출렁임 아니던가,
퀼 퀼 퀄 봇물처럼 넘치는 술잔
가야 할 길을 재촉하는 너와 내가 밀어 내는
한잔 술의 부딪힘 소리
누군가 거나하게 외치는 소리
“불로는 좋은 디
안주는 말짱 도루메기~여”
◇차승진(車勝鎭)= 한국문인협회 회원, 아세아 문예 신인상, 월간 모던포엠 단편소설 신인상, 낙동강문학 동인, 소설 ‘숨겨둔 이브’에게 출간
<해설> 좋은 벗과 술 한 잔 나눴던 시인이 아니면 이렇게 따뜻한 그림을 화폭에 담을 수 없다. 시인의 시각으로 빚어놓은 주전자와 술잔, 그리고 우정, 한잔 술로 잊히는 것이 아닌 우리네의 삶의 노래이다. 불리고 또 불리는 삶의 노래다. -정광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