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고혈압주의보: 밥상부터 바꾸자
겨울철 고혈압주의보: 밥상부터 바꾸자
  • 승인 2019.11.19 21: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성아
이학박사
전 대구시의원


갑자기 추워졌다. 추위와 관련한 질병이 많지만 가장 흔하고 가장 주의를 요해야 하는 질환 중 하나가 고혈압일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겨울철에는 여름철과 비교하여 수축기 혈압이 약 8mmHg 정도 증가한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노인에게 더 현저하게 나타나므로 고혈압이 있는 노인들은 더 조심하여야 한다. 겨울에 혈압이 더 높아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교감신경의 작용으로 인해 우리 몸의 체온을 보존하기 위해 말초혈관이 수축하게 되고 이때 혈관 저항성이 증가하여 혈압이 더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겨울에는 교감신경이 더욱 흥분되고 다른 기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혈관 속에서 혈전 형성에 작용하는 혈소판이 활성화하여 혈액 응고가 쉽게 일어난다. 동맥 내에서 혈전이 생겨 뇌혈관이 막히면 뇌졸중, 심장혈관이 좁아지면 협심증, 심근경색 등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한다.

고혈압은 수축기 140mmHg 이상, 이완기 9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이라고 진단한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국내 고혈압 환자가 2012년 1천만명을 넘었고 2015년 1천100만명으로 추산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노인 고혈압 환자가 39%를 차지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고혈압 환자 수가 자체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자신의 고혈압 발병에 대한 인지율이 70% 정도 수준으로 수년째 정체되어 있어 자칫하면 병을 방치하거나 적절한 치료를 제때 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의 발병 원인은 대부분 본태성으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으나 일반적 원인으로 유전력, 노화, 비만, 식습관, 운동부족, 스트레스, 흡연, 음주 등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높은 발병률의 원인 가운데 한 가지는 짜게 먹는 식습관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전통 밥상을 보면 국, 찌개류 섭취가 잦고 김치류, 장아치, 장류, 젓갈류 등의 염분함량이 높은 찬류로 식사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하루 염분 섭취량은 6g 정도인 데 반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염분 섭취량은 14~24g으로 티스푼으로 계량해 보면 9스푼 정도 해당하는 양을 매일 섭취하는 것이므로 다른 나라에 비해 고혈압, 위암 등의 발병률이 높은 이유라고 들 수 있다. 체내 염분섭취량이 많아지면 혈관 삼투압에 의해 혈관 내 수분함량이 올라가고 혈관벽에 가하는 압력이 증가하여 혈압이 오르게 된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 치료와 예방에서 싱겁게 먹기를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식이요법 중에 한 가지이다.

한국인이 섭취하는 염분섭취의 급원을 보면 김치류 29.6%, 국, 찌개류 17.9%, 생선류 13%, 반찬류 9.8%, 라면 8.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배추김치 6조각에는 1g. 미역국, 된장국, 매운탕 등의 국류에는 2~3g 정도의 염분이 함유되어 있으며 소금 외 조미료인 간장, 된장, 고추장, 케첩, 마요네즈 등에도 염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식습관에서 염분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 찌개류는 매끼 한 대접이 아닌 하루 한 끼만, 끼니당 배추김치 6조각이 아닌 3조각 정도로, 자반 생선이 아닌 생물 생선으로, 조림이 아닌 구이나 찜의 조리 방법으로 바꾼다면 하루 염분섭취량의 2/3 정도인 10g의 염분을 줄일 수 있게 된다. 고혈압 환자의 식이요법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염분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며 그 외에서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섭취의 제한, 단순당 섭취의 제한, 음주의 제한 등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식습관의 조절이 하루 아침에 되지 않겠지만 꾸준히 서서히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고혈압약을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고혈압이 있으면 약을 먹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치료 방법이기에 당연히 약물 복용을 하는 것이 맞으며 혈압이 조절될 때까지 약을 먹다 보면 평생 먹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약물치료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표준체중으로의 체중 감량, 적절한 운동요법과 철저한 식사관리가 이루어져 혈압이 정상범위인 120/80mmHg 으로 떨어진다면 약물요법도 중단 가능하다.

더불어 추운 날씨에 혈압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잠깐 나간다고 해서 반소매나 가벼운 옷차림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은 마스크, 장갑, 모자를 착용해야 한다. 또한 고혈압 환자에게 과도한 음주는 혈압을 높일 뿐만 아니라 혈압약의 효과도 떨어뜨리기 때문에 피하고, 담배 속 니코틴도 혈압 상승을 유발하며 각종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무탈한 겨울이 되도록 미지근한 물 한잔으로 아침을 열며 우선 밥상부터 한번 바꿔보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