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갈 길
자유한국당이 갈 길
  • 승인 2019.11.25 20: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재화
변호사
전 대구고등법원 판사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풍파 시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매우 분주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임기의 절반을 지나면서 또 나름 다급한 속내를 보입니다.

며칠 전 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 행사를 치뤘습니다. 비판도 많지만 대통령이 국민과 대본 없이 질문과 답변을 하는 모습은 어찌되었든 바람직하다고 보입니다. 국민과의 대화가 국민들의 희망과 원망을 해결해주지는 못하지만 그 해결의 시작은 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정책만 해도 대통령은 지금의 서울 등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값 폭등에 대하여 별 문제 없다는 식의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얼마나 국민들의 시각과 괴리된 것인지 그 격차를 확인해 주는 성과는 분명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반전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이 진행되고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우리 나라 정치가 워낙 예측 불가능하고 반전의 드라마라고 하지만 요즘 정치를 보면 변화무쌍하다를 넘어 뜬금없는 정도입니다. 제1 야당 대표의 단식은 정치권에서 큰 거사입니다. 야당 대표가 목숨을 걸고 저항하는 것은 대통령과 여당에는 큰 부담입니다.

그래서 야당 대표의 단식은 최후의 저항 카드인 셈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황대표 단식은 그런 영향을 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황교안 대표가 그간 자신의 명확한 정치 신조를 밝히지 못했기 때문에 자유한국당 나아가 보수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황 대표가 추구하는 보수의 비젼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어 있지만 여전히 생존해 있어 그 잠재력은 여전한 상태입니다. 그렇다 보니 박근혜 전 대통령을 아직도 지지하는 세력이 존재하고, 특히 대구·경북에서는 박 전대통령이 사면 등을 통해 석방되는 순간 정치권이 요동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수도권에서는 박 전대통령의 탄핵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는 세력은 발붙이기가 또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그나마 유승민 의원이 보수권에서는 인기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황 대표가 스탠스를 취하기 어렵습니다. 황대표는 이럴 때 일수록 명확한 신념과 일관적인 태도를 견지해야 합니다.

우선 명확한 정치적인 신념을 선포해야 합니다. 어정쩡한 자세로는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없습니다. 특히 박 전대통령의 탄핵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을 보여야 합니다. 명확한 입장 표명 없이 보수대통합은 없습니다. 당장은 보수의 일부를 잃더라도 중도층을 아우를 수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역사의 물결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근대화, 산업화, 정보화 시대를 거치면서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와 있습니다. 새로운 비젼과 어젠다를 제시하기 바랍니다. 황 대표의 단식이 더 가치있는 결과를 낳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내년 총선거 자유한국당 공천에 대하여 개혁적이고도 원칙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며칠 전 자유한국당 공천기획단에서는 현역 국회읜원 50%를 교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 중 33%를 컷어프시키겠다는 공천개혁안을 내놓았습니다. 현역 국회의원을 교체해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을 엿볼 수 있습니다. 현재 국회의원들이 정쟁에만 매달리고 민생 처리에는 태만히 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이 하늘을 찌르는 듯합니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하여는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럼 새로운 인물을 어떻게 선발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정치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생업에 잘 종사하면서 사람 좋은 이웃은 정치를 하려하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나서기 좋아하고 허명을 원하는 사람들이 주로 정치권 주변에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잘못하다가는 현재 국회의원 보다 훨씬 못한 사람들이 공천되어 정치 개혁은커녕 중우정치의 끝을 볼 수도 있습니다. 황 대표는 공천 작업을 일일이 챙기고 사심 없이 다방면에서 두루두루 인물을 천거받고 객관적으로 검증하여 국민이 보기에 적합하다고 할 만한 인물 찾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