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은 안 받겠다는데 南은 왜 못 줘서 안달인가
北은 안 받겠다는데 南은 왜 못 줘서 안달인가
  • 승인 2019.12.0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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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권이 최근 제309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고 세계보건기구(WHO)에 500만 달러(한화 60억원)를 지원해 북한의 모자(母子) 보건 사업에 쓰기로 의결했고,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을 통한 북한 어린이·장애인 영양 지원 사업에 15억4천2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보도다. 올해 6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쌀 5만 t을 지원키로 하고 모니터링 비용 등으로 1177만 달러를 송금했지만 북한은 수령을 거부했는데도 또 일방적인 결정이다.

하지만 미·북 비핵화협상이 장기간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북한이 최근 남북군사합의를 어겨가며 서해북방한계선(NLL) 근처에서 해안포 사격을 하고 미사일·초대형 방사포 도발을 벌이는 상황에서 대북지원을 하는 것은 정신나간 짓이다. 더욱이 북한은 한국 정부의 인도적 지원은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노동당 고위간부들에게 ‘굶어 죽더라도 남조선에선 아무것도 받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런데도 기어코 보내겠다니 말이 되는가.

더구나 최근들어 북한의 도발수위도 부쩍 높아진 상태다. 북한은 5일 밤에도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무력사용 가능성 발언을 비난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실언이었다면 다행이겠지만 계산된 도발임이 확인된다면 맞대응 폭언을 시작할 것”이라며 재작년 트럼프 대통령의 ‘로켓맨’ 발언에 맞서 사용했던 ‘늙다리의 망령’이란 표현을 다시 꺼냈다.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시험장에 대형 컨테이너를 등장시키는 등 위기국면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도 최근 날마다 정찰기를 띄우고 대북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미묘한 상황에서 대북 지원이라니 온당치 않다.

현재 미북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원인은 미국보다 북한에 있다.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한은 실질적인 비핵화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고물이나 다름 없는 영변핵시설 폐쇄가 거의 유일한 양보안이다. 폐쇄를 약속한 동창리 마사일발사장은 오히려 최근 장비반입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그러면서 대북제재를 풀라고 한다. 미북 강대강 대치가 가열되면 2017년 미국의 군사적 옵션이 실행되기 직전의 상황이 재현될 것이다. 협상중재자를 자임했던 문재인 정부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진다. 퍼주기를 통한 대화구걸 보다 국제사회의 냉엄한 시각과 제재강화 가능성을 들어 북한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북지원은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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