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생각하는 자치분권
다시 생각하는 자치분권
  • 승인 2019.12.1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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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공동대표
지방분권은 현 정부 들어 자치분권으로 불린다. 중앙집권의 지방분권화는 결국 자치를 위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적절하다.

왜 지방분권을 하는가?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중앙집권 국가였기에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에도 여전히 국가 시스템은 중앙집권적이었기에 제대로 지방자치를 하기 위해서는 지방분권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단체장을 중심으로 한 지방자치단체에 의한 단체자치가 주를 이루었기에 주민에 의한 주민자치가 중요하게 논의될 시점이라는 점에서 자치분권에 대한 정의가 중요하다. 자치를 위한 분권이라면 누가 자치의 주체이며 분권은 누구의 권한을 누구에게 나누는 것인가?

직업적 정치행정가가 아닌 일반 주민이 스스로 자신을 포함한 공동체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방법을 찾는 과정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 학습과 경험이 자치의 필요성을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방자치는 다양한 노력이 요구되는, 그야말로 국가와 개인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어야 하는 일련의 혁신과정이다.

‘내 삶이 바뀌는 자치분권’은 자치를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특히 주민자치 과정에의 참여는 개인의 가치관 변화 없이는 무의미한 시간 낭비로 여겨질 수 있다. 공동체 내에서 모두가 참여하는 회의와 합의가 어렵고 이웃과 마음이 달라 상처를 입기도 하는 지속적인 사회적 숙의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자치분권이 시대적 과제로 떠올랐지만, 정작 주민들은 자치분권이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일상 속에서 체감할 기회를 갖기 힘들다. 현재로서는 그렇다. 다만 최근 몇 년동안 지역의 다양한 행정 과정에 자치분권의 핵심이자 주체인 시민의 참여가 확대되었다. 하지만 행정의 동원에 익숙해 있던 주민들이 자치를 하기란 쉽지 않고 행정 또한 주민을 자치의 주체로 인정하지 못한다. 한마디로 과도기다. 지역마다, 개인마다 걸음 속도가 다르다. 이를 잘 엮어내는 일이 앞으로의 과제다.

주민의 참여기회를 비롯해 자치분권 환경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일선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는 기초단체의 읍·면·동장을 주민추천으로 임명하거나 개방형 직위로 공모해 민간인을 임명하는 풀뿌리 자치제가 조금씩 늘고 있다. 서울시와 광주시를 필두로 군위군, 울주군, 세종시, 순천시 등에 이어 제주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자치단체장의 인사권 독점을 막고 주민들의 실질적인 자치참여가 보장되는 제도다.

자치분권이라는 용어와 관련해 현 정부 자치분권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1987년 당시 헌법이나 법률의 내용이 지방자치라는 집을 만드는 데 초안을 뒀다면, 그 안의 내용을 담는 게 지방분권이라고 하고. 그러니까 이미 마련된 지방자치란 집 안에 알찬 내용을 담자는 지방분권을 합한 용어가 자치분권이다. 그래서 지방자치를 보다 윤택하게 하는 그런 권한의 이양이라든지 주변의 여권을 마련하는 과정이 자치분권이다.”

제대로 지방자치를 하기 위해서는 분권을 통한 자치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권력을 나누고, 지방자치단체는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간의 권력을 나누어야 한다. 특히 지방분권 관련사업은 기초자치단체가 주민들과 협의해 활용할 수 있도록 분권해야 한다. 분권은 일대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다양한 주체에게 권력을 나누는 복잡한 과정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사회문제는 권력을 합당하게 배분하지 못하고, 권력을 가진 이가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기에 분권은 건강한 미래사회를 만드는 기본적 활동이다.

지속가능한 자치분권을 위해 지역에서 당장 필요한 일은 무엇보다 단체장의 권한을 줄이고 의회의 윤리를 강화하는 일이라던 초선 구의원의 강변이 떠오른다.

구 차원에서 집행되는 모든 지역사업은 단체장의 치적 쌓기에 이용되고, 의회는 원칙이 없이 운영되어 하향평준화되는 현실이다 보니 진짜 일하고자 하는 사람, 일 해주기를 바라는 능력있는 사람은 근처에 가기를 꺼린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 모두의 손해다.

누구나 내가 낸 세금으로 정직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대표자로 뽑아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일해주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것, 그리고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평가하는 일은 주민의 권리를 충족하기 위한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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