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년 전훈, 日 가기도 그렇고 안가기도 그렇고…
삼성 내년 전훈, 日 가기도 그렇고 안가기도 그렇고…
  • 석지윤
  • 승인 2019.12.1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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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장소 대부분 타구단 선점
오키나와 대체지 아직 못찾아
강행시 국민여론 후폭풍 우려
허삼영 체재로 변신한 삼성 라이온즈가 내년 실시할 첫 해외 전지훈련지를 어디로 정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은 내년 2월 1일부터 약 4주간 해외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삼성은 캠프 시작을 한달여 앞둔 상황에서도 전지훈련지를 확정짓지 못했다.

반면 현재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삼성을 제외한 구단들은 모두 해외 전지훈련지를 결정했다. 타 구단들에 비해 삼성의 전훈지 결정이 늦춰지고 있는데는 오키나와를 대체할 마뜩한 장소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삼성은 오키나와행에 대한 가능성을 완전히 접어두지 않은 채 미국, 대만 등 대체 장소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훈지 변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다른 구단들이 환경이 좋은 전훈지를 대부분 선점한데다 미국의 경우 자국 팀들 간의 전훈지 쟁탈전까지 겹쳐 장소를 선택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대만 등지도 훈련 장소가 제한돼 여러 구단들이 동시에 훈련을 진행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 문제도 걸림돌이다. 삼성은 2005년부터 스프링캠프지를 기존 하와이에서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으로 변경해 지난 겨울까지 전지훈련을 진행해 왔다. 지난 2013년에는 실내훈련장 ‘온나손 삼성돔’을 개관하는 등 아카마구장 장기임대 후 꾸준히 설비시설에 투자했다. 그 결과 아카마구장은 국내 프로야구팀의 해외 전지훈련 시설 중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수년간 긴축 재정으로 구단을 꾸리는 삼성으로서는 대부분의 시설이 갖춰진 오키나와를 두고 전훈지를 미국 등 타지역으로 옮길 경우 발생할 추가 지출이 적잖은 부담이다.

삼성이 오키나와 카드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금전적 이유만은 아니다. 삼성은 온나손과 적극적으로 교류해온 덕에 온나손 공원의 장기 이용권한까지 얻었다. 삼성은 매년 온나손 지역에서 야구교실을 갖고 온나손 주민들은 KBO 리그 개막 때 대구를 찾아 응원하는 등 구단과 지역 간 유대관계도 끈끈하다. 이렇듯 오키나와에는 구단의 투자 뿐 아니라 오랜 시간 함께하며 쌓인 유대감도 존재해 삼성의 결정에 어려움을 더한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한일 관계의 경색국면으로 국민여론이 나빠지면서 프로야구 구단들은 대부분 오키나와 대신 다른 장소로 스프링캠프지를 옮겼다. KBO 구단들이 전훈지로 가장 선호하는 곳은 미국이다. 한화, KT, NC는 미국 애리조나에, SK와 KIA는 플로리다로 향한다. 일부 구단은 호주를 선택했다. 두산, LG, 롯데는 호주에 캠프를 차린다. 이 중 두산과 LG는 각각 일본 미야자키와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를 실시한다. 키움은 홀로 대만에 캠프를 차린다.

이 때문에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온나손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해둔 상황에 쉽사리 오키나와를 포기하긴 어렵다”며 “하지만 한일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여느때처럼 오키나와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 쉽사리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삼성은 타 구단들이 대부분 일본 대신 다른 나라로 전훈 장소를 옮긴 상황에서 오키나와로 결정할 경우 발생할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다. 삼성이 지난달 매년 오키나와에서 진행해오던 마무리캠프를 올해는 경산에서 진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구단 관계자는 “구단이 여태껏 오키나와에 들인 금액과 노력이 적지 않으니 그래도 오키나와로 갈 확률이 높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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