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수 경제칼럼] 2020년 한국경제 전망, 빛이 보이는가?
[이효수 경제칼럼] 2020년 한국경제 전망, 빛이 보이는가?
  • 승인 2019.12.2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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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경제학 박사
기해년이 저물고 경자년 2020년이 밝아오고 있다. 지난 1년 한국 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져들었고, 특히 중소기업, 자영업자, 서민층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새해에는 희망이 보이는가? 결론적으로 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경제정책 기조를 전환하여 경제와 시장에 희망을 불어넣어 주면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정부가 현재와 같은 반시장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정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올해보다 경제 상황이 오히려 더 악화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개방경제이므로 세계경제 환경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내년 세계경제 전망은 올해보다 더 불확실성이 높고 불투명하다. 특히 우리나라와 교역 비중이 높은 세계 4대 경제대국인 미국, 중국, 유로, 일본의 경제전망이 금년에 비해 악화될 전망이 크다. 다만, 인도 및 아세안 5개국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세계경제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최근 몇 년간 3% 전후의 성장세를 유지하였고, 올해에도 완전고용에 이를 정도로 경제가 좋았기 때문에 경기순환 법칙에 따라 하강 국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기업이익과 설비투자가 감소하고 있고, 물가 상승 및 기업 부채 증가 등으로 중국이 절대 사수하고자 하는 6%대 성장 이른바 ‘바오리우(保六)’가 무너질 가능성마저 있다. 유로(EU) 지역은 금년 1.2%의 낮은 성장률에 의한 기저 효과로 내년에 약간 개선될 여지는 있지만, 브렉시트, 미·EU 무역분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소비 및 투자가 감소하고 있는데 내년에 미중 무역전쟁, 한일 무역갈등 등 글로벌 경기 하방 압력으로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도의 경우 모디 정부가 재집권하면서 ‘기업 투자 환경 개선, 인프라 확충, 재정적자 감축’ 등 모디의 적극적인 경제성장전략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투자 및 소비심리가 크게 개선되고 있어 지난해보다 높은 7.2%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 5개국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와 시진핑이 미중 무역전쟁에서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은 진전, 교착, 분쟁 격화 3대 기로 가운데 하나의 길이 결정될 것이다. 만약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경기부양에 대한 요구 압력이 높아지면 무역협상은 크게 진전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트럼프 및 시진핑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강경 전략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무역협상은 결렬되거나 분쟁이 격화될 위험성도 있다. 이처럼 미중 무역협상의 극적인 타결이 없다면, 한국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경제는 금년에 비해 내년에 오히려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세계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수출 시장의 개선 전망도 보이지 않는데, 정부가 만약 현재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 내수시장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과 기업은 정부가 반시장, 반기업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높고 반시장, 반기업 정서가 높을수록 시장은 냉각되고 기업 활동은 위축된다. 내수시장은 민간 소비수요, 건설투자 수요, 설비투자수요에 의해 결정된다. 경제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민간 소비가 크게 위축되어 있다. 건설투자는 지난해에 2.4%, 금년에도 3.8% 마이너스 성장을 했는데, 현재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대해 다양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 기업의 설비투자도 지난해 4.3%, 금년에 6.7%나 마이너스 성장했는데, 내년에는 노후설비 대체투자, 소재, 부품, 장비 부문 투자, 5G 신기술 투자 등과 기저효과에 의해서 플러스 투자가 이루어지겠지만, 수출시장 및 내수시장이 어둡고 정부의 반기업 정서로 인하여 설비투자가 본격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은 없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협상의 향방도 내년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이다. 현재로서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협상의 성공적 타결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북미 비핵화 협상 또한 미중 무역협상처럼 타결, 교착, 결렬 등 세 가지 갈림길에 있다. 확률이 매우 낮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이 타결되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남북 도로 철도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는 물론 해외 투자자본 유입으로 경제 회복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교착 상태가 길어지면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가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악의 경우 북미 비핵화 협상이 완전히 결렬되면, 해외자본 유출 등으로 한국경제는 큰 위기에 빠져들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년 한국경제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반시장적 반기업적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 시장과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기반으로 한다. 최근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가 위협받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 외교적 문제로 야기된 한일 무역마찰, 한한령 등 중국의 한류 규제 문제를 외교력을 집중해 조기에 해결해야 한다. UNCTAD는 금년 봄 ‘창조경제 전망 2019’ 보고서에서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창조경제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와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보고했다. 제4차 산업혁명/창조경제를 위한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한국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한 줄기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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