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TK 전 지역 석권” vs 민주당 “Again 2016”
한국당 “TK 전 지역 석권” vs 민주당 “Again 2016”
  • 윤정
  • 승인 2020.01.0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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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보수 본산’ 대격돌 예고
현 의원 의정활동 실망 회의론 제기
민주당 등 지지세 만만찮아 위기감
대구 수성갑·북을·동을·달서병 변수
경북 구미·포항 지역도 진보 색채 강해
공천혁명 없으면 압승 예단 어려워
‘인적 쇄신’ 주장에 ‘초선 양산’ 지적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4·15 총선에서 TK 전 지역구 석권을 목표로 잡고 있으며 민주당은 김부겸 의원을 필두로 ‘Again 2016’을 노리고 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사상 최악의 국회라 불리고 있는 20대 국회도 3개월여가 지나면 역사의 종말을 고하게 되는 가운데 21대 총선 승리를 향한 각 당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대구·경북(TK) 현역 의원들은 물론 예비후보들도 금배지를 노리며 본격적으로 몸을 풀면서 총선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총선은 임기 반환점(2019년 11월 10일)을 지난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지니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공수처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선거법(연동형비례제) 등 일방통행식 정치적 독주, 소득주도성장의 경제적 허구, 갈 길 잃어버린 대북·외교정책 난맥상을 국민들이 어떤 식으로 심판할지 관심사다.

한국당은 제1당 복귀를 꿈꾸며 텃밭이자 지지기반의 핵심인 TK에서 과연 몇 석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 등 다른 당의 지지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전국적인 참패에도 TK에서 간신히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예전과는 다르게 기초단체장을 비롯해 많은 수의 광역·기초 의원들을 잃었고 특히 득표율에서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낄 정도로 힘든 싸움을 벌였다.

◇ 한국당 TK 전 지역구 석권 가능할까?

대구 수성갑 김부겸 의원(민주당), 북을 홍의락 의원(민주당), 동을 유승민 의원(새로운보수당), 달서병 조원진 의원(우리공화당)을 제외하고 TK 전 지역구는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장악하고 있다.(비례 달서병 강효상 의원과 동을 김규환 의원, 의원 부재 상태인 경북 경산과 고령·성주·칠곡 제외) 그만큼 한국당 아성으로서의 지지세가 공고한 상태다.

이번 총선에서도 이같은 결과가 이어진다면 TK 전 지역구를 한국당이 휩쓸며 싹쓸이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한국당의 TK 일당독주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며 곳곳에서 경종이 울리고 있다.

TK 지역민들은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진보 광풍이 몰아치던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다른 지역은 진보의 기세에 눌려 힘없이 무너졌지만 TK 만큼은 보수의 자존심을 지켜냈다고 자부하고 있다.

한국당은 TK에서 전 지역 석권을 목표로 잡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보수 종가 한국당이 지역 민심을 대변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지난 총선 공천파동과 같은 악재만 없다면 무난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절대 오만과 자만심은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Again 2016’을 외치고 있다. 수성갑 김부겸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한국당) 김문수 후보에 압승한 여세를 몰아 다시 한 번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 또 지방선거 결과에서 보인 민주당 지지세를 이번 총선으로 연결시켜 4년 전 이상의 성과도 노리고 있다.

이번 총선 TK 결과의 향방은 한국당 공천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현 판세와 여론으로 보면 한국당의 압도적인 우세가 점쳐지지만 4년 전과 같은 공천파동이 재연된다면 한국당의 압승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

대구 수성갑·북을·동을·달서병 등이 격전 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고 경북의 포항·구미 등 젊은 층 비율이 높아 진보적인 색채가 강한 지역도 한국당과 민주당의 불꽃 튀는 격전이 벌어질 개연성이 높다.

◇ 인적 쇄신 파고 속 TK 공천 물갈이 폭은?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지난 11월 21일 내년 총선 공천에서 현역의원 3분의 1 이상을 컷오프(공천 배제) 하기로 했다. 또 공천 심사 탈락이나 자진 불출마 등을 더해 실제로는 현역 의원의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공천을 하기로 했다. 현역 의원 3분의 1(33%)을 컷오프 하면 현재 한국당 지역구 의원 91명 중 하위 30명이 공천에서 배제된다. 이를 통해 한국당 현역의원 108명의 절반(54명) 이상을 공천에서 새 인물로 교체하겠다는 것이다.

TK로 범위를 좁히면 지역구 의원 19명(대구8·경북11,비례제외) 중 6명 이상이 컷오프되고 10명 이상의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난 20대에서 대구는 12곳 중 75%인 9곳, 경북은 12곳 중 50%인 6곳에 새 인물이 공천됐다. 한국당은 안방인 TK에서 공천을 통해 끊임없이 물갈이를 시도해 왔다.

‘인적 쇄신’ ‘중진 용퇴론’ ‘당 대표급 인사 수도권 출마론’ 등 다양한 형태의 공천혁신을 주장하고 있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고 김세연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혁신과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 내에서 가장 큰 영향력과 지분을 가지고 있는 TK에는 곽상도 의원(대구 중남)이 ‘조건부 불출마’를 선언하기는 했지만 다른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없어 공천을 통한 인적쇄신에 역행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TK 정치권 관계자는 “당내 불출마 의원이 잇따르고 인적쇄신 파고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 TK 의원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불출마를 통해 후진에게 자리를 양보할지 아니면 공천에서 인위적인 물갈이를 당할지 현재로선 오리무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총선 때마다 TK에서 대폭적인 물갈이를 하는 바람에 중진보다는 초선 의원들만 양산해 국회 내 영향력이나 예산확보에 악영향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다른 TK 정치권 관계자는 “당의 핵심 요직이나 국회 상임위원장 정도 하려면 초·재선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특히 예산확보 과정에서 밀어붙이는 동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며 “이제 TK지역도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깨지고 있기 때문에 후보들의 경쟁력이 필수다. 물갈이도 좋지만 공천룰 등 정확한 기준에 의해 인적 혁신을 이뤄내야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K 민주당은 한국당과는 달리 현역 의원, 지역위원장 출신 위주로 공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주당 지지세도 만만치 않아 일부 지역에서 경선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 관료 출신들의 전략공천도 가능성이 있다.

◇ TK 최대 격전지는?

지난 총선 때 한국당이 빼앗긴 대구 수성갑, 북을, 동을 지역구를 중심으로 격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구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수성갑은 이번 총선 TK에서 여야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본선에 오른 김부겸 의원은 4년 전 영광을 꿈꾸고 있다. 대권주자로 불리며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했지만 조국사태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TK지역민들의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 때문에 총선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국당은 본선 만큼 흥미로운 공천 전쟁이 주목거리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순천 당협위원장,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정상환 변호사가 한 치의 양보 없는 공천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또 김현익 변호사도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공천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경선을 대비해 동원할 수 있는 조직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으로 공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다른 격전지인 북을은 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다. 홍 의원 당선 배경에는 당시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과 민심 이반 등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무난히 공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소속 현역 의원이 없어 한국당 공천을 받아 금배지를 노리는 후보들이 5명에 이르고 있다. 그야말로 ‘공천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서상기·주성영 두 전직 의원이 출마할 예정이고 정치 신인들도 공천 도전에 나설 채비다. 최장수 대구 행정부시장을 지낸 김승수 전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기획단장, 서울 중앙지검 특수부장 출신 권오성 변호사, 전 국가정보원 차장보를 지낸 이범찬 강원대 초빙교수도 한국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또 무소속 황영헌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 대구지회장과 6·7대 북구 의원을 지낸 이영재 정의당 지역위원장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동을은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5선 고지를 노리고 있고 한국당에서는 비례대표 의원인 김규환 당협위원장과 박근혜 정부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을 지낸 김재수 전 장관이 피말리는 공천전쟁을 벌이고 있다. 비례대표인 김 의원이 당협위원장 프리미엄으로 표밭을 누리고 있지만 공천 쟁취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 연고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김 전 농식품부 장관이 급부상하며 김 의원을 위협하고 있다. 육군 중령 출신 김영희 국군간호사관학교 총동문회 수석부회장도 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민주당에서는 지역위원장인 이승천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이 ‘4전 5기’를 노리며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당 강효상 의원과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이 ‘보수지존’을 놓고 격돌하는 대구 달서병과 대표적 무주공산 지역인 경북 경산, 고령·성주·칠곡의 한국당 공천전쟁도 최대 관전 포인트다.

또한 경북의 대표적 도심지역인 포항과 구미지역은 상대적으로 진보적 색채가 강한 유권자가 많아 한국당과 민주당의 대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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