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비대화 대응…한뿌리 대구·경북 “뭉쳐야 산다”
수도권 비대화 대응…한뿌리 대구·경북 “뭉쳐야 산다”
  • 김상만
  • 승인 2020.01.0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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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력 얻는 市·道 통합론…각계 의견

대구와 경북이 통합을 통해 공동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원래 한 뿌리였던 대구와 경북은 지난 1981년 분리된 후 각자 도생의 길을 걸었지만 막딱뜨린 현실은 수도권의 비대화 속에 ‘지방소멸’의 절박한 위기이다. 대구와 경북이 활력을 되찾고, 서울, 경기와 견주며 나아가 글로벌 무대와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다시 통합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구와 경북 각계 인사들은 통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 들어봤다. (편집자 주)

 
김부섭
김부섭 전 경북 파견 문체국장
 

김부섭 전 경북 파견 문체국장, “2020년, 장래 행정통합 초석 다지는 해”


대구와 경북은 신라 이후 1천 500년 이상 줄곧 삶의 근거지를 함께한 한뿌리 운명공동체였다.

그러나, 1981년 대구와 경북의 행정이 분리되면서 지난 40여년간 지역발전을 위한 각자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대구와 경북은 상생협력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민선7기 이철우 도지사와 권영진 시장을 중심으로 2019년을 대구·경북 한뿌리 상생협력의 원년으로 정한 바 있다. 상생협력을 위해 우선 상호교류를 통해 신뢰구축과 협력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현재 시도지사 1일 교환근무, 국·과장급 인사교류 등 실질적 교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생활권 통합, 문화공동체 형성, 행정통합을 통해 대구·경북이 함께 동반성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류는 대구의 도시행정과 경북의 광역행정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시너지 효과를 창출함으로써 대구·경북이 다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적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대구와 경북은 교류협력을 바탕으로 신공항 통합이전, 광역교통망 확충, 2020 대구·경북 관광의 해 추진 등 520만 지역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하여 현재 40여 개 상생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제 대구경북 시도민이 함께 힘을 모아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하여 서로의 벽을 허물고 함께 협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올해 ‘2020 대구·경북 관광의 해’를 계기로 대구·경북 상생협력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행정협력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장래 행정통합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시발점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호섭문체국장
김호섭 전 대구 파견 문체국장
 

김호섭 전 대구 파견 문체국장,“지역강점 합친 글로벌 관광상품 주력”

 
경북도에서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으로 파견, 1년여를 근무하고 복구하면서 대구경북 상생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민선 7기를 맞아 대구와 경북은 상생협력이 절실하다는 공통된 인식 아래, 양 시도간 연계와 협력 체계에 주력하고 있다.

양 시도는 어려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미래 핵심 먹거리 산업으로 ‘관광’을 상생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대구의 강점인 쇼핑과 숙박, 뷰티 등의 도심자원 그리고 경북의 역사, 선비, 바다 등의 역사적인 자원을 연계하는 상생 관광상품개발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대구경북 관광상품 성공모델을 구축하고 3대 문화권 관광진흥사업 등 5대 공동추진과제의 구체적 실현으로 상생발전의 폭을 넓히는 등 550만 시도민이 체감하는 성과 도출에 한발 더 다가섰다.

특히 2020년은 4천만 관광객 유치(대구 1천만, 경북 3천만)를 목표로 한 ‘2020 대구·경북 관광의 해’다.

대구와 경북은 이미 ‘2016년 중화권 대구·경북 방문의 해’를 추진, 전년 대비 42%나 증가한 115만명의 외래관광객을 유치했다. 이후 중국·러시아·필리핀 등 5개국 해외홍보사무소 개소 및 의료관광, 각종 국제 컨벤션 등 마이스 산업의 비약적 발전과 특수목적관광 중심지 도약, 대구공항 전세기의 공격적 확장 등의 성과를 거뒀다.

‘2020’은 이런 성공사례를 어려운 지역경제 활성화에 관광이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추현호 대구경북상생
콰타드림랩 추현호 대표

 

콰타드림랩 추현호 대표, “청년이 함께할 수 있는 기회 제공해야”

지난 11월 13일 경북도청 화백당에서는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 하반기 정기총회가 열렸다. 필자는 대구청년센터의 청년창업, 진로 멘토로 매월 3~4회 다양한 청년들을 만나 상담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청년들에게 더 가까이 협력의 노력을 공유하기 위한 대구경북 한뿌리 상생협력에 대한 다양한 홍보와 마케팅이 더 강화되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또한 대구와 경북이 협력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없던 기회들이 청년들에게 가져올 영향력에 대해 청년들 스스로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탐색할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근본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지역에 부족하고 그나마 있는 일자리에 대해서도 청년들이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하는 미스 매치 문제가 연일 심화되는 느낌이다. 그렇기에 청년 일자리 문제와 지역혁신인재육성은 대구경북 한뿌리 상생의 주요한 키워드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필자는 지난 정기 총회 회의 시간에 대구경북 청년 상생협력을 위해 몇 가지를 제시하였다. 도, 시, 군, 구, 읍, 면 단위의 다양한 청년 사업들에서 대구, 경북의 구분을 없애고 대구경북 청년들에게 기회의 장을 넓혀주자는 것이었다. 기존의 주소지 기준 참가 제한을 둔 사업들에서 대구, 경북 청년들의 교류와 협력 자체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구조가 있다. 청년들의 삶 속에서도 대구경북 한뿌리 상생협력의 조각들이 느껴지기 위해서는 대구, 경북 청년들이 함께하는 협력의 기회, 커뮤니티의 생성,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가 요구된다. 그리고 다양한 시도들의 끝에 공유되는 포럼과 축제의 형태로 성공사례가 공유되는 장이 필요하다.

 

대구TP-권업원장
권업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권업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비즈니스서비스, 지역기업 동반 성장 기여"

대구·경북상생협력이 화두인 시점에서 성장역량을 확충할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비즈니스 서비스산업이다. 최근 10년간 주요 선진국의 비즈니스 서비스산업은 평균 4% 이상 성장해왔다. 미국은 부가가치 기준 6.7%, 고용기준 2.5%의 성장세를 보여 왔으며, 독일은 부가가치 6.0%, 고용 5.3%의 성장을 하였다. 하지만 국내 비즈니스 서비스산업은 이러한 사업기회를 전문성 부족과 영세성으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대구·경북지역 비즈니스 서비스 업체당 매출액은 전국 평균의 절반수준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 서비스산업은 제조 신산업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대도시형이면서 고부가가치형 산업으로 지역 적실성이 높은 성장엔진이 필요한 대구시의 입장에서는 경쟁력강화가 절박한 시점이다.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 잡은 가치사슬의 분화를 통해 비용의 절감과 핵심역량의 제고에 그 목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즈니스 서비스산업은 산업트렌드에 적합한 시의적절한 산업임과 동시에 대구지역, 나아가 인접한 경북지역의 기업들의 비용절감과 경쟁력 강화에도 매우 요긴한 부문이다. 지난 2004년 구미에서 LG가 7세대 TFT-LCD공장을 경기도 파주로 이전 했던, 동기 중 하나가 구미에 생산자 서비스 기능의 부재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과장님사진
권혁구 영천시 교통행정과장
 

권혁구 영천시 교통행정과장, "지자체간 상생…주민 삶의 질과 직결"


그간 영천시민의 최대 바람이었던 영천~대구~경산간 대중교통 광역 무료환승이 2019년 8월 시행되면서 학생과 일반 시민들이 크게 반겼다. 영천~대구~경산은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사실상 단일 생활권인데도 불구하고 영천버스를 타고 대구지하철이나 시내버스를 갈아탈 때 1천250원의 시내버스 요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했다.

2018년 6월, 민선 7기 최기문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최우선 공약사업으로 광역권 무료환승 사업을 선정하고 그해 10월 대구시를 직접 방문, 협조를 요청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그해 12월 4일 영천, 대구, 경산간 대중교통 전면 무료환승 추진 협약이 체결된데다 영천시가 부담키로 했던 시스템구축 비용 9억7천여 만원을 대구은행이 후원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8개월간의 준비과정과 시범운영을 거쳐 2019년 8월20일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시행 3개월 후인 11월말 기준 3개 지자체간 대중교통 무료환승 분석 결과 영천-대구간 대중교통 이용률이 30% 이상 높아졌다. 무료환승과 함께 청통면, 신녕면 지역의 경산소재 버스 운행노선의 시계외 구간요금도 폐지돼 은해사, 치산 등 지역명소를 찾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가장 큰 성과는 버스 무료 환승으로 인접한 지자체간 인적 교류 확대다.

 

이재훈
이재훈 경북테크노파크 원장
 

이재훈 경북테크노파크 원장, "4차산업혁명시대, 협력은 선택 아닌 필수"


대구와 경북은 역사, 문화, 사회, 경제적으로 한 뿌리다. 더구나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구와 경북의 상생과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최근에는 총 42여 개의 과제 발굴과 상생을 위해 손잡아 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대구경북 행정통합’ 제안은 일부의 ‘보여주기식’이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인구유출로 소멸위기에 놓인 양 시·도가 위기를 극복하고 공생하기 위해서는 ‘행정통합’이 최우선 과제란 이식이다. 핀란드·노르웨이 수준의 인구(520만명 이상)가 형성되면 대구경북은 하나의 국가처럼 운영할 수 있고, 또한 통합신공항·영일만항을 통해 세계로 나갈 수 있다. 상생에는 누군가의 값진 희생이 따른다. 물론 일방적인 희생을 전제로 한 상생은 지속적이지 못하다. 그러므로 시장기능이 작동하는 영역은 양성화(주거, 교육 등)하여 대구로의 쏠림현상을 인정하는 한편, 시장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시장실패 영역에 대해서는 대구가 경북을 전폭적으로 지원(특화센터설립 지원 등)해야만 양 지역은 명실상부하게 지속가능한 상생을 할 것이다. 이제 상생이라는 명분 아래 동일한 프로젝트성 과제만 수행하기 보다 양 지역의 비교우위사업을 서로 밀어주고 끌어 주는 방향으로 제대로된 상생의 ‘시동’을 걸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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