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캘리와 함께 전하는 따스한 위로
예쁜 캘리와 함께 전하는 따스한 위로
  • 황인옥
  • 승인 2020.01.07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캘리에세이 작가 강민주
위로·용기 등 5가지 테마 구성
다친 마음 다독이는 치유의 글
작가 직접 쓴 캘리그라피 넣어
타 수필과 차별화된 감성 더해
강민주 작가
글을 쓰면서 스스로 위안을 받았듯 독자들도 힘들고 지칠때 위로를 받기를 바란다는 저자 강민주가 자신의 첫 에세이집 ‘너는 꽃처럼 아름답다’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너는꽃처럼아릅답다
 

너는 꽃처럼 아름답다/ 저자 강민주/ 시소 펴냄/ 가격 1만7천원

“수고했어요, 오늘 하루.”

퇴근 시간에 라디오를 듣노라면 DJ가 건네는 따스한 한 마디에 문득 가슴이 젖어들 때가 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의례적인 멘트에 얼마나 깊은 진심이 묻었을까 싶지만 듣는 이에게는 그 어떤 위로보다 큰 토닥임으로 다가올 수 있다. 아주 사소하거나 뜻밖의 상황에서 상실과 아픔의 시대를 살아가는 자화상과 마주할 때 우리는 새삼 자신에게로 향하는 측은지심에 가슴이 젖어들게 된다.

글을 통해 세상의 마음 온도를 1도라도 올리고 싶어서 지었다는 자칭 감성미인 강민주(38)가 최근 에세이집 ‘너는 꽃처럼 아름답다’를 출간했다. 저자의 첫 에세이집인 책에는 따스한 토닥임으로 넘실댄다. 살면서 느끼는 상처와 상실과 외로움을 하얀 백지 위에 그림같은 언어로 펼쳐놓고는 “울고 싶으면 울어도 된다”, “힘들면 잠시 쉬어 가도 된다”, “인생이란 그런 것, 사랑이란 그런 것”이라며 작은 위로를 건넨다. 가랑비처럼 사박사박 쏟아내는 토닥임을 위안 삼아 책장을 넘기다보면 어느새 옷이 흠뻑 젖는다.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현실 너머 깨달음의 세계에까지 의식의 지평을 열어두었다는 점에서 책 ‘너는 꽃처럼 아름답다’는 수필집과 명상서의 경계를 달린다. 성찰과 깨달음의 문장들이 페이지 마다 그득하다. 그래서일까? 저자를 만나기전 연륜 묵직한 중년을 상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단정한 단발머리에 작은 얼굴을 한 30대 후반의 젊은 여성이 온몸 가득 수줍음을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첫 질문으로 “젊은 나이에 성찰과 깨달음이 깊다”고 하자 “나이는 어리지만 많은 일들을 겪었다”며 응수했다. 저자는 서른여덟이라는 세월을 지나오면서 또래와 비교하기 힘든 일들을 여러 차례 겪었다고 했다. 그녀가 “세상에 공짜는 없더라”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부동산 분야에 종사할 때 회사 대표와 동료의 배신으로 금전적인 손해와 마음의 상처를 깊게 받았어요. ‘인간이 저렇게까지 밑바닥으로 추락할 수 있을까’ 싶은 모습들을 보았죠. 아픔은 컸지만 영적으로 단단해지고 성숙해진 것 같아요.”

저자는 학창시절 그 흔한 문학소녀 소리 한번 듣지 못하고 성장했다. 글이라고는 쓴 기억조차 없고, 독서와는 더더욱 거리가 멀었다. 본격적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시작한 불과 1년 남짓하다. 이번에 출간한 책이 그녀의 첫 저작인데, 준비 기간이 고작 6개월이었다. 글 쓴 기간은 짧지만 위로, 사랑, 용기, 지혜, 희망 등의 테마로 구성된 이번 책에는 묵직한 통찰들이 반짝인다. 담담하지만 진실되게 써내려간 깨달음의 언어들은 독자의 가슴을 적시기에 부족함이 없다.

“어머니께서 태어나 처음으로 제 책을 읽으셨는데, 침대 옆에 책을 두고 틈마다 읽으시며 위로를 받는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딸이 아닌 독자로 저의 책을 보시며 위안을 받으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계속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찾았어요.”

첫 투고에 경기도에 있는 출판사에서 선뜩 책을 내 주기로 결정했다. 무명의 저자에게 기회를 준 이유는 책장을 넘길수록 이해가 된다. 심지어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 초고에 대한 수정도 거의 없었다고 하니 놀랍다. 그녀가 “내 글쓰기의 스승은 독서와 경험이었다”며 머리뿐만 아니라 가슴으로도 쓴 책임을 에둘러 표현했다. “남의 지식을 빌리기보다 그것에 저의 경험과 통찰을 더해서 더 공감을 불러오는 것 같아요.”

저자는 캘리그래피 작가이기도 하다. 책 제목과 책 중간 중간 삽입된 캘리그라피는 모두 그녀의 작품이다. 캘리그라피와의 콜라보는 여느 에세이집과 차별화를 위한 전략이었다. 그녀가 “같은 글자인데도 캘리그라피는 감성을 촉촉하게 젖어들게 한다. 치유의 느낌”이라고 밝혔다. “글에 감성을 더하기 위해 캘리그라피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수준까지 되었어요. 앞으로는 일반 캘리그라피 작가들과 차별화되는 전문 캘리그라피 작가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사실 이 책의 첫 독자는 저자 자신이다. “나를 위로하기 위해 쓴 책”이다. 스스로를 성찰하고 치유하기 위해 쓴 글답게 글심에 물이 오를 때도 고난이나 상처와 마닥뜨렸을 때다. 저자는 글을 쓰며 스스로 치유 받았듯이 독자들도 자신의 글을 읽고 위안 받기를 희망했다. “고난이 영혼을 성장시키는 것 같아요. 고난이 왔을 때 스스로를 돌아보고 깨닫고 그러면서 성장하죠. 제 글은 상처로 피워낸 꽃이라고 할까요?(웃음)”

책은 출판사 동시에 교보문고 등의 전국대형서점 신간코너에 비치되었고, 예스24 등의 온라인 서점에도 이름을 올렸다.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승률은 좋다. 온라인서점 YES24가 선정한 한국 에세이 탑(TOP)100에 오르고, 네이버 선정 신간 탑10에 올랐다. “주변의 반응이 좋아요. 읽어보신 분들이 ‘힐링서’라며 주변 분들에게 선물한다고 해요. 뜻밖의 반응에 어리둥절하지만 너무 행복해요.”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