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본 친구 얼굴 “새로워라”
손끝으로 본 친구 얼굴 “새로워라”
  • 한지연
  • 승인 2020.01.0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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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광명학교 입체 졸업엘범
3D프린터 활용해 처음 제작
내년엔 음성까지 지원 계획
“함께한 친구 모습 몰랐는데
언제든 볼 수 있어 좋아요”
광명학교졸업사진-3
7일 오후 열린 대구광명학교 제71회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은 세상에 단 하나 뿐인 특별한 입체 졸업앨범을 받았다. 사진은 앨범 내 얼굴을 확인하고 있는 대구광명학교 졸업생.
한지연기자
“정은이, 온유, 성아…. 친구들 얼굴은 이렇게 생겼구나, 신기해요. 학교를 졸업하고도 친구들 모습을 손으로 볼 수 있을 테니 너무 좋죠.”

손끝의 예민한 감각을 모아 학교에서 함께 배우고 일상을 공유한 친구들의 얼굴을 바라본다. 만지고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된 ‘입체 졸업앨범’을 통해서다.

7일 오전 10시께 대구광명학교 5층 광명아트센터에서 제71회 졸업식이 열렸다. 대구광명학교는 시각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유치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전공과가 있다.

이날 졸업식에 참여한 27명의 학생들은 세상에 단 하나 뿐인 특별한 졸업 앨범을 받았다. 눈으로만 보는 졸업 사진이 아닌 3D 프린터와 3D 스캐너를 활용해 만든 ‘손으로 보는 따뜻한 세상’ 입체 졸업앨범이다.

이번 졸업앨범은 경북대학교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크리에이티브팩토리)과 연계해 제작됐다. 지난해 4월 청소년비즈쿨의 일환으로 크리에이티브팩토리의 3D 프린터 활용 수업을 진행하면서다. 수업 중 얼굴형상 만들기 체험 등이 이뤄졌고 학교 측은 3D 프린터를 활용한 졸업앨범 제작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CD플레이어로 재생 가능한 졸업사진이 졸업생들에게 주어졌지만, 올해 처음으로 졸업생들이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졸업앨범이 만들어진 셈이다.

강세현(21) 고등부 졸업생은 “친구들 얼굴을 앨범을 통해 처음 만져봤다. 오랫동안 추억으로 간직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졸업앨범이라 더 특별하다”면서 “얼굴이 다 잘나온 것 같아 더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고등부 졸업생 이수연(여·19)양은 “친구들과의 헤어짐이 아쉽긴 하지만 선물 같은 졸업앨범을 받아 졸업식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상영(54) 이료재활과 졸업생은 “학교 수업을 받으면서도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었다”면서 “이제는 머리 형태, 눈, 코, 입술, 얼굴형까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으니 동고동락하며 지내온 학교를 졸업하는 것에 대한 감회가 더 새롭다”고 말했다.

대구광명학교는 내년부터 크리에이티브팩토리와 함께 더 발전한 입체 졸업앨범을 제작하기로 했다.

정문준 대구광명학교 특수교사는 “내년에는 3D 프린터로 제작한 졸업앨범에 음성지원 시스템을 장착해 졸업생들이 친구들 음성까지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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