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승리에 미소짓는 미국 … 미중 간접전서 트럼프 이겨
차이잉원 승리에 미소짓는 미국 … 미중 간접전서 트럼프 이겨
  • 승인 2020.01.12 21: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주의 보루 수호’ 구호를 전면에 내세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11일 대만 대선에서 역대 최다 득표로 승리를 거두자 미국이 멀리서 미소를 짓고 있다.

중국은 갖은 압박 수단을 동원해 차이 총통의 재선을 저지하려 한 반면, 미국은 중국과 거리 두기 노선을 걷는 차이 총통을 적극적으로 도왔다는 점에서 대만을 사이에 둔 간접 대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이긴 셈이 됐다.

차이 총통 집권 이래로 미국과 대만의 관계는 1979년 단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밀월기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대만 독립 성향이면서도 즉각적인 독립을 추구하지 않고 ‘현상 유지’에 방점을 찍은 양안(중국과 대만)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온건한 독립파’인 차이 총통과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과거 민진당 출신 총통인 천수이볜(陳水扁) 때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2000∼2008년 대만 총통이던 천수이볜은 임기 내 중 독립에 관한 개헌 국민 투표를 부친다고 선언하는 등 급진적인 독립 행보로 중국을 자극하는 일이 잦았다.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미국은 천수이볜을 역내 정세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골칫덩이로 인식했고 미국과 대만의 관계도 껄끄러워졌다.

대만 독립 진영의 핵심 브레인 출신인 차이 총통이 독립을 지향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국정 운영을 책임진 이후에는 ‘현상 변경’에 관한 언동을 자제하면서 현재 ‘중화민국’이 실질적으로 누리고 있는 주권을 수호하는 데 안보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은 안정적인 그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식한다.

무역전쟁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 구조가 뚜렷해지면서 미국에 대만의 전략적 가치가 한층 커졌다는 점도 중요한 대목이다.

연합뉴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