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와 함께한 31년 … 첫 한국인 제자가 펴낸 수행록
달라이 라마와 함께한 31년 … 첫 한국인 제자가 펴낸 수행록
  • 승인 2020.01.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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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85)의 첫 한국인 비구 제자였던 청전스님이 31년간 존자 옆에서 쌓은 수행 경험을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안녕, 다람살라’(운주사)는 청전스님이 달라이 라마 존자를 모시고 수행과 봉사의 삶을 살았던 기록이다. 그간 알지 못했던 달라이 라마의 참모습과 이면, 스승과 제자 간의 영적 교류 등이 스님의 글을 통해 전해진다. 순례길에서 겪은 신비로운 체험과 깨달음도 책에 풀어놓았다.

1977년 가톨릭대학 3학년 자퇴 후 송광사에서 출가한 청전스님은 수행을 위한 순례길에 올라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 등지에서 많은 선지식을 탐방했다. 1988년부터 인도 다람살라 한자리에서 달라이 라마 존자 옆에서 티베트 불교를 수학했다. 2018년 한국으로 돌아온 뒤로는 강원 영월의 수행터에 정착했다.

스님이 소개하는 달라이 라마의 침실은 눈길을 끈다. 소박하면서도 흥미롭다.

그는 다람살라에 있는 동안 스승의 침실을 두 번 들어간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 크지 않은 방 안에는 침대와 불단이 두 군데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고, 안쪽으로 화장실과 욕실이 있는 게 전부였다고 한다.

스승의 방에는 흙으로 만든 토불(土佛) 관세음보살이 불단에 모셔져 있는데, 이는 1959년 달라이 라마가 탈출 망명길에 오르면서 여러 부분으로 나눠 모셔와 이곳에서 다시 붙여 만든 불상으로 소개한다.

또 하나의 불상은 나무로 조각된 고타마 싯다르타의 고행(苦行)상이다. 스님은 이 목각 불상과 함께 파키스탄 라호르박물관에서 친견했던 또 다른 고행상을 떠올리며 전율을 느꼈던 당시를 돌아보기도 한다.

책에는 스승과 경험을 전하는 것을 넘어 31년 만에 돌아온 한국 종교, 불교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담겨 있다.

그는 과거 성직자의 고압적인 태도에 큰 실망을 하고 번민하다 출가의 길을 선택했는데, 막상 절에서 겪게 된 위선과 폭력,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승가 세계 내 계급에 또 한 번 실망했다.

청전스님은 “종교에 계급이라니! 어떤 종교의 창시자도 그곳에 계급의 위아래를 만들지 않았다”며 개탄한다. 일신의 권력과 명예, 이익을 위해 자리다툼을 하는 종교계 일면을 질타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많은 수행원과 기자, 촬영팀까지 대동하고서 존자를 찾아왔던 큰스님에 대한 부끄러웠던 기억도 털어놓는다.

스님은 티베트 인권 문제에 관한 글을 썼던 이력 탓인지 중국 비자가 나오지 않는다며 15년 전 떠난 뒤 돌아가 보지 못한 티베트, 그곳의 스님들을 그리워한다.

그는 여러 티베트 불교 원전을 우리말로 옮겼다. ‘달라이 라마와 함께 지낸 20년’, ‘나는 걷는다 붓다와 함께’, ‘당신을 만난 건 축복입니다’ 등 여러 저서를 펴낸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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