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의 인재 영입
정당의 인재 영입
  • 승인 2020.01.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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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우편 초청장을 여러 번 받았다. 국회의원 출마 예비후보자 출판기념회에 오라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사람 모으고 정치자금 거두기 위해 흔히 여는 출판기념회에 말이 많지만 제재 법규가 없어 선거 때만 되면 기성이다. 서울에서는 ‘그 집 아들’이라는 제목의 책을 낸 유력 정치인의 아들 책 출판기념회에 3천 여 명이 모였다는 뉴스가 나왔다. 정치인의 책 출간은 ‘번갯불에 콩 구어 먹듯’ 보름 만에 뚝딱 해치운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출판사와 연계된 이른바 그 분야의 대필전문가의 솜씨다. 돈을 들였으니 책 모양은 번듯한데 내용은 그저 그렇다. 없애야 할 소모성 정치행태 중 하나다. 4+1이라는 여당과 여당성 작은 정당들이 연출한 조작적 정치작태를 보면서 정치란 참으로 해괴하다는 생각이 든다.

공직에 있다가 국회의원이 된 분이 사석에서 이런 말을 했다. “국회에 들어가 보니 참 희한한 일이 많습디다”.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다. 정치가 국민들을 불안케 하는 요즘이다. 지금과 같은 정치상황을 초래한 것은 여당만이 아니라 그 원초는 자유한국당에 있다는 생각에서 거부감이 팽배한다. 4+1은 한국당의 손발을 묶었고 민주당은 전가의 보도인 양 시의적절하게 잘도 활용한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국회의원을 1석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위성정당을 만든다는 등 골몰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의원이 어떻게 뽑히는지 국민들은 모르는데 민주당과 한국당은 보물찾기하듯 경쟁적으로 인재영입 쇼를 벌이고 있다.

우리는 총선이 있을 때마다 정당이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는 케이스를 죽 봐 왔다. 정권의 정치적 비리를 폭로·비판하면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인사, 또는 언론에 자주 등장하면서 집권당이나 권력층을 공격하는 단골 인사가 언론의 조명을 받고 이름이 오르내리면 새로운 인물이라면서 끌어들였다. 그런 찬스를 잡아 국회의원이 된 이들이 한두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인재영입의 경우는 이전과 좀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영입한 인사 중에는 특이한 인물들이 더러 보인다. 척수장애인 재활박사, 어머니에게 각막을 증여하여 눈을 뜨게 한 청년, 소방안전 전도사, 극지탐험가, 목발 탈북자, 체육계 미투 1호 등 얼른 봐서는 정치와 거리가 먼 사람들 같아 좀 이채롭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정치를 할 수 있지만 정당들이 고심하여 어렵게 찾은 분들을 국민들은 어떤 시각으로 볼지 모르겠다. 지나치리만큼 정치 조작적이고 색다른 인물 찾기에만 몰두했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우리나라 정치상황에서는 국회의원이 되면 누구든 쉽게 역할을 잘 할 수 있다. 일은 보좌진이 다 해 주고 정당의 거수기 노릇만 착실히 하면 된다. 그렇다보니 정당의 제1목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국회의원을 많이 당선 시키는 일이다. 4+1로 바뀐 공직선거법의 핵심이 비례대표제에 있는 만큼 눈독을 들이는 것이다. 양당은 계속 영입작업 중인데 영입자들을 지역구에 내 보낼지 비례대표로 내 세울지 궁금하다. 추세로 봐서는 비례대표로 내 놓을 가능성이 많다. 그러면서도 뜸을 들이는 이유는 국민들의 정당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함이다. 영입인사가 정치적 희생물이 되어 상처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비례대표제가 왜 필요한가. 국회의원은 국민들의 대표기관이므로 각 분야를 대표할 인물이 뽑혀야 하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는 이를 충족할 수 없으므로 전문성을 가진 인물을 쉽게 선택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비례국회의원은 정당의 정치자금 줄이고 정당권력자가 누리는 특혜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4+1이 만든 새로운 비례대표의원 선거제는 대소 정당간의 의석 쟁탈전으로 확대되어 국회의원선거 분위기를 어둡게 하고 있다.

여·야 정당간의 싸움은 정말 지겹다. 4+1로 여당은 그들이 원하는 모든 법률을 만들거나 바꾸었다. 청와대 출신 참모 60∼80명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벼르고 있다고 한다. 나는 국회의원 정수를 200명으로 줄이고 비효율적인 비례대표제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헌법에서는 국회의원 정수를 200명 이상으로 정하고 있어 그 기준점은 200명이다. 국회의원을 줄이자는 사회운동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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