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를 찾아서
좋은 시를 찾아서
  • 승인 2020.01.2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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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울다김대성

나들이 온

여인네

타오르는 입술들

엉겁결

양상군자 가을에 흐드러지고,

쭉정이 사랑 안고

겨울로 돌아가는 오솔길에

노랫소리 잦아지며

애잔한 울음 서릿발 이루니,

가녀린 단풍

햇살 바짓가랑이 잡고 승강이 한창

여우비 잔달음질에

느긋하니 어깃장 놓는

놀부 심보 가을

노을 속

질펀하니 마지막 술판 농익어

소슬바람 그만 어서 동동.

◇김대성= 1948년 대구에서 태어나 계성고를 졸업하고 낙동강문학 창간호 동인으로 시작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시민문학협회 감사 및 고문이며 수필사랑 회원이다. 시집으로 ‘루소의 풀밭’ 등이 있다.

<해설> 단풍이 곱게 물든 날은 아름답다.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그런 단풍이 지는 날은 묘하게 비가 내리는 날이다. 추적거리는 가을비가 내리는 날. 인제 그만 화려했던 하루는 보내주고 내년에 다시 필 그 붉은 연정을 기다리는 인내의 시간을 만들어보자. 기다린다는 것은 제법 아름다운 일이다. 그것도 붉디붉은 다음 해의 단풍을 기다린다는 것은 마치 첫 사랑과의 우연한 조우처럼 둥둥 설렐 것이다. 단풍이 운다. 다음 해의 나를 기다리는 붉은 옷이 후드득 떨어진다. 가을이다. -김부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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