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뒷전” 분개 …“최종후보지, 접근성 떨어져” 우려
“대구는 뒷전” 분개 …“최종후보지, 접근성 떨어져” 우려
  • 한지연
  • 승인 2020.01.2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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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 다양한 반응
“군공항만 빠지면 될 일” 성토
“지역갈등 심화 될라” 걱정도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에서 최종후보지로 공동후보지인 군위 소보·의성 비안이 떠오른 가운데 대구지역민들의 다양한 반응이 대구공항 이전사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대변했다.

군공항만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군위군의 투표 결과 불복 등 지역 갈등에 우려를 표하는 등이다. ‘대구공항’ 이전사업에 대구시민들의 의견이 쏙 빠졌다며 분개하는 이들도 상당수 있었다.

22일 대구 동대구역 제1주차장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 모(62)씨는 공항 이전지 최종후보지 결정과정에서 대구시민들은 뒷전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애당초 대구 시민의견은 반영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경북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은 도대체 누가 세웠느냐”며 반문했다.

자동차 판매업에 종사하고 있는 임정혁(37·대구 북구 노원동)씨도 “대구시민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은 채 군위와 의성 후보지 주민투표가 이뤄졌다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이라면서 “군공항만 대구에서 빠져나가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공항 이전으로 인해 떨어질 접근성, 공항기능 약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대구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채명주(여·32·대구 달성군)씨는 “최종후보지 일대가 대구에 비해 교통수단도 별로 좋지 않을 텐데, 비안소보에 공항이 들어서면 대구사람들은 김해공항으로 가지 않겠느냐”라며 “선정된 후보지까지는 시외버스나 개인 차량을 이용해야 할 텐데 접근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 구청 간부 공무원은 “공항이 도시에 미치는 영향 중 거리와 편리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여러 걱정이 있다. 수성구, 동구 주민은 김해공항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면서 “거리 차이가 크지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곳을 이용할 것이기 때문에 신공항이 김해공항에 밀려 축소될 가능성이 있고, 향후 공항 이용객이 줄어든다면 공항 기능이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공항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동구민들 간에는 분분한 의견이 오가기도 했다.

같은 날 아양교역에서 지인과 함께 있던 배희열(71·대구 동구 방촌동)씨는 “그간 전투기와 항공기 소음 때문에 시달려 공항 이전에 적극 찬성해왔다”며 “소음뿐만 아니라 군 공항 때문에 전투기 고도 제한에 걸려 고층 건물이 들어서지도 못했는데, 공항이 이전하게 되면 주변 지역이 개발될 테니 긍정적”이라고 했다.

박모(대구 동구 봉무동)씨는 “민간공항만 남기고 군공항만 옮겨야 된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듣고 있다”며 “공항이 없어지면 소음피해야 없겠지만 공항 이용에 불편함도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구공항 이전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양승대 비행공해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대구 내에서 군위냐 의성이냐를 가르는 문제는 일반 대구시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미미해 큰 상관이 없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공항 이전 자체가 무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구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고 총선도 앞두고 있어 아직 이전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양 위원장은 “공항 이전 영향평가와 설계과정을 거쳐 오는 2022년 본격 이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하는데 기부 대 양여 방식 등 여러 요건 상 불투명하다”며 “이번 주민투표도 의성으로 결과가 나왔지만 군위군수가 직접 ‘우보’를 신청하고 공식 성명도 냈으니 또 다시 현수막을 통한 여론전이 군위와 의성에서 불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위군수의 주민투표 결과 불복에 잇따를 지역 갈등 심화에 대한 걱정 어린 시선도 있었다.

주부 권모(여·52·대구 달서구 대곡동)씨는 “군위에서 불복하는 등 갈등이 빚어져서 아쉽다. 본 투표나 사전투표 전후로도 유치를 위한 군위 의성 간의 갈등과 경쟁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더욱 갈등이 커지면 어떡하나 싶다”며 “이전지로 선정되지 못하더라도 양쪽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깔끔히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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