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풀어 겨우 2%…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세금 풀어 겨우 2%…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 승인 2020.01.27 20: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가까스로 2.0%에 턱걸이 했다.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이번 정부 들어 크게 떨어진 잠재성장률(2.4~2.5%)보다 한참 모자란다. 재정을 쏟아붓는 총력전을 편 끝에 4분기 성장률을 1.2%로 끌어올려 연간 1%대 성장률의 수모를 면한 것이다. 그런데도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고용의 반등, 분배의 개선, 성장률 2% 유지 등 국민경제를 대표하는 3대 지표에서 차선의 선방을 끌어냈다”고 했다.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해야 한다. 지난해 연간지출항목별 GDP성장기여도를 보면 정부기여도가 2.0% 중 1.5%나 된다. GDP성장률의 75%란 이야기다. 지난해 경제성장의 대부분이 정부 재정덕분이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입증하고 있다. 분기별(전년 동기대비)로 보면 더 확연해진다. 정부의 GDP성장기여도는 2분기 90%, 3분기 80%, 4분기 86%로 1분기를 제외하고 모두 80%를 넘었다. 세금을 퍼부어 경제를 억지로 끌고 가는 ‘세금 주도 성장’이다.

이런데도 정부는 지난해보다 수출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소비와 투자에서도 회복기미가 보인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2.4%로 제시했다.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지만 지나치다. 당장 올해 대외여건은 낙관적이지 않다. 국제통화기금은 20일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종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췄다. 세계경제에 전환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장률이 2%로 추락한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고집한 때문이다. 소주성이 실패했음은 구체적인 통계 숫자로 확인되고 있지만 정부는 정책을 수정하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 성장률을 높일 해법은 다 나와 있다. 한은도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규제와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노동시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함으로써 기술혁신과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정부는 올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제시했지만 정부행태는 그대로다. 각종 기업규제를 완화하고 노동시장을 개혁해 생산성을 키울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들어 우리 경제가 반등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며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한 성과라고 자화자찬한다. 더구나 여권은 무차별 세금 살포로 4월 총선 승리에 ‘올인’할 태세다. 정부가 근거 없는 낙관론을 예찬하는 사이 한국경제는 회복불능 상태로 빠져 들고 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