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취업난…설 밥상머리 화두로
우한 폐렴·취업난…설 밥상머리 화두로
  • 조재천
  • 승인 2020.01.2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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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최대 이슈 떠올라
‘중국인 입국 금지’ 찬반 논쟁
온 가족이 모이는 설 명절 밥상머리에서 ‘금지어’로 여겨지는 말들이 있다. 결혼이나 연애, 취업, 성적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른바 ‘꼰대’로 불릴까 염려하는 어른들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화두를 돌리지만, 거기에도 갈등의 불씨가 숨어 있다. 무슨 말을 한다 한들 조심스럽고, 어떤 말을 들어도 거부감이 앞서기 쉬운 게 명절 밥상머리 분위기이기도 하다. 이번 설 명절 친인척 간에는 어떤 말들이 오갔을까?

◇ 우한 폐렴, 중국인 입국 금지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설 연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 기간 국내에서 3명의 감염증 확진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칫 국내에서 감염증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 모(36·동구 신암동) 씨 가족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화젯거리가 된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 글을 밥상머리에 올렸다.

이 씨의 아버지(67)는 “감염자가 늘고 있는 것 보니까 중국에서 초반에 대처를 잘못한 것 같다. 중국 정부가 우한 사람들한테 이동하지 말라고 해도 그게 잘 지켜지겠나”라며 “중국 사람들이 연휴라고 우리나라로 여행도 많이 올 텐데 바이러스 퍼지는 건 시간 문제다. 중국인 입국 금지해야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씨 생각은 반대였다. 그는 “암만 그래도 입국 금지는 아닌 것 같다. 공항에서 검역을 강화해야지, 바이러스 퍼진다고 다른 나라 사람 입국 막는 건 외교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안 그래도 중국, 미국 사이에서 상황도 안 좋은데 정부도 그렇게는 못 할 거다”라고 했다.

◇ “너거 바뀐 선거법 아나?”

25일 오전 경북 영양군 입암면 김 모(79) 씨 댁에서는 아들 내외 등 10여 명이 모여 앉아 떡국을 먹으며 오순도순 대화를 나눴다. 지난달 연동형 비례 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선거 연령이 18세로 하향 조정되면서 제21대 총선에 대한 관심이 밥상 한편에 자리했다.

“올해부터 선거법이 어떻게 바뀌는지 아나?” 김 씨의 아들 김 모(54·경남 창원) 씨는 20대 조카들에게 개정된 선거법에 대해 물었지만, 쉽사리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아들 김 씨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개정된 선거법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국민이 참여하는 투표인데 이래서야 되겠나”라며 “선거 연령이 낮아진 만큼 10대도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동형 비례제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 오르지 않는 청년 취업률

최근 청년층 취업률이 낮은 것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 모(여·50) 씨는 대학을 졸업한 20대 조카를 여럿 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반가운 소식을 듣지 못했다.

황 씨는 “20대 취업률이 이렇다 할 만큼 오르질 않아 조카들에 대한 걱정이 크다”면서 “청년 일자리가 없는 나라는 내일이 없다. 정치 놀음만 하지 말고 이제는 정권이 민심에 제대로 대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카 김 모(25·대구 달서구) 씨는 청년 취업률이 낮다는 데서 시작된 자신에 대한 어른들의 관심이 부담이다. 그는 “졸업한 지 1~2년 된 친구들도 취업한 것을 보기가 거의 어렵다”며 “취업률이 낮은 게 비단 청년들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걸 알아 줬으면 좋겠다”고 에둘러댔다.

조재천·김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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