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와 매화
산수유와 매화
  • 승인 2020.01.2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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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 나가니 산수유 꽃과 매화가 맞아준다. 봄의 전령이 고맙다.

오래 전 집 청매의 수세가 대단하여 동네 구경거리였는데, 공사를 한다고 패내었다. 항상 서운하던 차 지난 봄 홍매를 세 그루 구해다 심었다. 올해 개화가 조금 늦었지만 모두 건강하게 자라주었다.

그런데 온통 미세먼지로 난리다. 나 같은 사람이야 지금보다 훨씬 심했던 70, 80년대 오염물질을 죄다 흡입하고도 살아남은 사람이니 별 동요가 없으나 수런거림이 심상찮다.

이제 슬슬 농사일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광화문 정동에 곧 서울사무소를 꾸며야하고, 주위에서 나를 찾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잘 해낼 수 있을 것인가? 걱정이다. 언제 다시 고요한 전원생활로 복귀할 수 있을까?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너무 한가로운 소리를 하여 미안하다.

◇신평= 1956년 대구 출생. 서울대 법대 졸업, 법학박사. 판사와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거쳐 현재 공익로펌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며 한국헌법학회 회장, 한국교육법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철우언론법상을 수상(2013)했고, 저서로는 ‘산방에서(책 만드는 집 12년刊)’, ‘일본 땅 일본 바람’, ‘로스쿨 교수를 위한 로스쿨’,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 등이 있다.

<해설> 시감이 잔잔하게 울려온다. 하긴 오늘날의 계절은 청청한 날 보기가 참 어렵다. 그래도 산수유와 매화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단다. 얼마 전까지는 황사나 미세먼지에 대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한데 이젠 국민건장 최우선 대책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안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물론 최근 들어 미세머지 저감이니 하여 다양한 절감대책을 정부차원에서 강구하고 있으나 이 또한 별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러므로 앞으로 꾸준하고 치밀한 국민건강을 위한 강력한 대책이 필요할 때라는 화자의 자조 섞인 우려가 의미심장하게 들려온다.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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