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잔자키스’ 자유를 갈망한 문학의 구도자 그 삶을 엿보다
‘카잔자키스’ 자유를 갈망한 문학의 구도자 그 삶을 엿보다
  • 배수경
  • 승인 2020.01.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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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작가 일대기
굵직한 근현대사 흐름 함께한
창작·우정·사랑을 향한 여정
아름다운 그리스 풍광 ‘눈길’
카잔자키스
 

문화심리학자 김용운 소장은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만 50세가 되던 해 다니던 대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인을 그리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냐는 본질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는 책이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이며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책 중 하나”로 꼽히는 책이기도 하다. 책의 명성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가 니코스 카잔자키스의 삶을 그린 영화 ‘카잔자키스’가 30일 개봉했다.

‘20세기의 구도자’로 불리는 그는 노벨문학상 후보에 무려 9번이나 오를 정도로 당대는 물론 지금까지도 손꼽히는 위대한 작가다. 까뮈는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그는 나보다 백배는 더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영화는 그가 생의 마지막 순간, 병상에 누워 자신의 삶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터키의 지배 아래 있던 그리스의 독립과 내전, 2차 세계대전과 같은 근현대사의 흐름과 함께 그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배경과 고민을 통해 그가 ‘자유’에 이르는 길을 만나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시인이자 친구인 앙겔로스와의 40년에 걸친 우정. 그리고 그에게 깊은 영향을 끼친 인물 조르바와의 만남, 어떤 화살도 뚫지못할 인생의 방패가 되어준 부인 엘레니와의 관계 등도 엿볼 수 있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명성에 가린 그의 작품 ‘오디세이아’, ‘최후의 유혹’, ‘영혼의 자서전’, ‘미할리스 대장’ 등이 탄생하는 과정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그의 묘비에 쓰여있는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라는 글귀는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자유의 메시지나 다름없다.

그의 삶을 단순히 시간순서대로 서술하는 연출방식은 그의 작품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지루하게 여겨질 수 있다. 그렇지만 그의 여정을 따라 펼쳐지는 그리스의 풍광은 아름답다. 영화개봉과 함께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그리스인 조르바’ 속 글귀를 통해 우리의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된다. “새 길을 닦으려면 새 계획을 세워야지요.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배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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