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성장과 혁신을 위한 세 바퀴 경영
[배종태 경영칼럼] 성장과 혁신을 위한 세 바퀴 경영
  • 승인 2020.01.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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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작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간신히 2%를 기록했다. 올해의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다. 그렇지만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혁신해야 한다. 저성장 시대에도 상황에 맞는 성장과 혁신 전략이 필요하다. 문제는 왜 새로운 성장 목표가 필요하고, 무슨 성장 전략을, 어떻게 추진할 것이냐 하는데 있다. 효과적인 성장혁신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영역의 경영, 즉 세 바퀴 경영이 필요하다.



◇성장을 위해서는 세 바퀴 경영이 필요하다

성장은 미래를 향한 전진이다. 여기에는 명확한 목표가 필요하고, 현재 상황과 역량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필요하며, 나아가 이러한 변화를 위한 구성원들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첫째 바퀴는 ‘목표경영’이다. 기업이 추구하는 꿈과 방향과 구체적인 목표치(end point)를 설정하는 것이다. 이는 모든 기업들이 하는 일이다. 다만 그 목표가 연속적 혁신을 통해 달성될 수 있을 때도 있고, 때로는 환경변화를 인지하여 불연속적이고 급속한 혁신을 해야 달성될 수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생각은 크게(think big), 그러나 목표는 스마트하게 설정해야 한다. 세상이 디지털 카메라로 바뀌어 가는데,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에 집착했던 코닥은 어려움을 겪었다.

둘째 바퀴는 ‘자원경영’과 현실인식이다. 이는 벡터에 비유하면 출발점(starting point)이자 작용점이다. 현재 우리가 보유하고 있거나 활용 가능한 자원과 역량이 무엇인지,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물론 이때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협력과 공유를 통해 외부에서 끌어들일 수 있는 자원과 역량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확보하거나 극복하기 어려운 자원이나 역량이 있다면, 이는 제약조건으로 신중하게 고려하여 한계를 감안하여 냉철하게 전략적 목표와 수단을 정해야 한다. 소니의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은 탁월한 역량과 경험을 가졌고 멋진 목표도 잘 설정했지만, 정작 제조역량 중심의 회사의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초기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셋째 바퀴는 ‘변화경영’ 및 프로세스 관리다.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도의 문제는 있지만 새로운 변화를 필요로 한다. 변화를 위한 조직 내에서의 공감대 형성도 중요하고, 변화를 위한 노력의 크기와 속도도 중요하다. 노키아는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는 변화의 방향도 읽었고 노력도 했지만, 그 기술 및 시장의 변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빨라, 그 조직 내에서의 노력과 변화의 속도가 충분하지 못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출발이 늦었지만 그 노력의 강도와 속도가 뛰어나 강자가 될 수 있었다. 훌륭한 전략 목표와 실천 방안을 가진 경영자들이 실패하는 것은 조직의 관성을 이겨내지 못하거나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업경영을 넘어 국가경영에도 적용

성장과 혁신을 위한 세 바퀴 경영의 원리는 기업경영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경영 및 경제정책에도 적용될 수 있다. 정책목표를 수립할 때는 (목표경영) 국가경제 전체를 대상으로, 그리고 각 영역별로 꿈과 비전에 바탕을 두고 스마트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시대정신과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지속가능한 정책 목표를 찾고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여 미래의 삶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 국가정책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목표달성을 위한 실행전략을 정할 때에는 냉철해야 한다. 먼저 현재의 여건과 자원, 역량을 면밀히 검토하여 (자원경영), 협력과 혁신을 통해 극복 가능한 자원이나 역량의 제약은 무엇인지,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리고 단기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제약조건과 한계가 무엇인지 구분하여야 한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계획에서부터 제약조건으로 인식하여 이를 고려한 단계적이고 작은 변화부터 실행해야 한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서 주52시간 근무제를 둘러싼 여러 문제들은 국가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수출하지 않으면 현상 유지와 성장이 어려운 우리의 현실과 역량, 경제 메커니즘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현장감이 부족하여 생긴 문제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변화를 위한 조직이나 주체들의 노력의 크기와 변화 속도, 그리고 정책 적용과정에서의 성과를 보고 민감하고 신속하게 대응·조정하는 민첩성이 (변화경영) 중요하다. 아무리 훌륭한 목표를 세워도,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변화에 대응하는 민첩성이 부족하면 그 목표는 실현이 어렵다. 세 바퀴 경영은 기업경영자나 정책당국자 모두 유념해야 할 경영의 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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