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운 좋은 집 기운 훔쳐간 것”vs“돈 벌이 위한 단순 절도 범죄”
“관운 좋은 집 기운 훔쳐간 것”vs“돈 벌이 위한 단순 절도 범죄”
  • 이재수
  • 승인 2020.02.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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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형제 법조인 선친 묘 지킨
향나무 2그루 잇달아 도난 당해
2년전에도 범행…범인 못잡아
형제판사묘소향나무도난
내서면 형제 판사 선친 묘소 향나무 도난.

‘관운 좋은 집안의 기운을 훔치고 싶어서였을까, 돈을 마련하기 위한 단순 절도일까?’

최근 경북 상주시에서 형제 법조인의 선친 묘소를 지켜오던 향나무가 잇달아 사라졌다. 지난 1월 29일 상주경찰서와 주민들에 따르면 설 연휴 직전, 상주 내서면 한 산소에 있던 향나무 2그루를 도둑맞았다.

이 산소의 향나무 도난 피해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18년에도 4그루가 사라졌지만 아직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 산소는 형제 부장판사로 대구지방법원 소속 현직 A지원장과 서울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부장판사 출신 친형의 선친 묘다.

이들 형제의 선친은 31년 전인 1989년 작고했고, 당시 대학생과 고교생이던 형제가 향나무 묘목 9그루를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부터 향나무 향기는 저승까지도 전해진다는 설이 있어 향불을 피워 조상이나 신들에게 제사를 알리게 됐다.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부정한 기운을 없애주는 신성한 나무로 사랑받으면서 궁궐이나 사찰·묘지 주변에 많이 심어져 있다.

30여 년 세월 향나무가 자랄 동안 형제는 각각 법조인으로 성장,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이런 가운데 최근 2년 사이 묘소를 지키던 향나무는 6그루가 없어지고 3그루만 남았다.

도둑맞은 향나무들은 모두 옆으로 가지가 뻗는 등 자태가 아름다웠다는 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상주에서 최근 수년간 소나무 도난 사건은 더러 있었다. 그러나 산소를 지키던 향나무 도난사건은 이 사건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누군가 형제 판사를 배출한 선친 묘소의 관운을 얻고 싶어 훔쳐갔다는 설과 모양 좋은 향나무는 고가로 거래되는 만큼 전문 절도범 소행이라는 추측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은 이달 초까지 향나무 5그루가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마을 입구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통해 오고간 차량을 분석하고 있다.

상주=이재수기자 lee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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