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48년래 최대감소에 우한폐렴 충격까지
제조업 48년래 최대감소에 우한폐렴 충격까지
  • 승인 2020.02.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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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이 무너지고 있다는 불길한 소식이다. 제조업의 성장 잠재력을 뜻하는 생산능력이 지난해 1.2% 줄어 1971년 이 통계 작성 이후 48년 만의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제조업 생산능력은 외환위기 때도 증가세를 멈추지 않았는데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8년 처음으로 마이너스 0.2%의 감소세로 돌아서더니 1년 만에 하락 폭이 급격히 커졌고 지난해에는 1.2%까지 급락한 것이다. 게다가 폐렴 후폭풍, 브렉시트 절차 완료, 총선 포퓰리즘 등이 몰려오고 있으니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이런데도 정부는 제조업 부진을 ‘조선업 구조조정 탓’이라며 ‘올해부터는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으로 일관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경기개선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확실한 경기반등의 모멘텀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짝 오름세로 돌아 선 일부 산업지표에 고질적인 낙관론이 도진 것이다.

심지어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특히 2003년 사스가 서비스 분야 위주로 영향을 미쳤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제조업 전반에 연쇄 충격을 주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오랫동안 침체를 겪어오던 내수도 우한 폐렴이라는 외부 충격까지 겹치면서 빠른 속도로 식어간다. 뿐만아니라 실제로 공장을 얼마나 돌렸는지를 나타내는 제조업 가동률도 72.9%에 그쳐 외환위기 이후 21년 만에 최악으로 경제 활력이 꺼져가고 있다.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면 설비투자가 위축되고 일자리도 감소한다. 서비스업도 중요하지만 제조업 성장 없이 한국의 경제성장은 없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7.6% 줄어 10년 만의 최대 감소 폭이었고, 산업생산은 0.4% 증가에 그쳐 19년 만의 최악을 각각 기록했다. 제조업 일자리는 1년 새 8만개나 사라졌다. 민간 지출이 6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때도 없던 일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막연한 낙관론을 펼치기보다 반도체경기 회복 지연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자화자찬만 늘어놓던 정부·여당이 ‘우한 폐렴’이 터지자 이제야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 절대 상황을 안이하게 볼 때가 아니다. 선거를 앞두고 세금 쏟아 붓는 포퓰리즘에 매달릴 때가 아니다. 그냥 경제침체가 아니라 경제 불씨가 꺼져가는 재앙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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