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보자
별을 보자
  • 승인 2020.02.0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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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화 변호사
전 대구고등법원 판사
미국 개척 초기에 있었던 일입니다. 군 장교 부인이 남편을 따라 인디언 지역에 살 때에 일입니다. 남편은 작전을 위해서 오랜 동안 집을 떠나가 있었고, 부인 혼자 외로움과 두려움에 떨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부인은 인디언 마을에 혼자 살면서 언어도 통하지 않고 풍습도 설어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더구나 날씨는 늘 모래 바람이 불어 밖에 나가서 다니기도 힘든 나날이었습니다. 부인에게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습니다. 부인은 그런 상황에 대하여 친정 어머니에게 편지로 하소연하였습니다. 그 때 친정 어머니로부터 답신이 왔습니다. 그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쓰여 있었습니다. ‘감옥에 갇힌 재소자 2명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흙만 보고 살아갔고, 다른 한 사람은 하늘에 있는 별을 보며 수감 생활을 견뎠는데, 별을 보면서 견딘 수감자는 훗날 희망을 가지고 잘 살았다’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이 편지를 본 부인은 마음을 돌려 먹고 자신도 별을 보는 수감자의 마음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말은 통하지 않지만 인디언 주민들과 소통하고 함께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인디언들의 생활을 하나하나 기록하여 책으로 남겼습니다. 그 책은 인류문화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문헌이 됨은 물론이고 베스트셀러가 된 일이 있습니다.

인디언 지역 군인 장교 부인의 사례에서 보듯이, 현실은 항상 누구에게나 팍팍하고 하루하루 힘든 나날들입니다. 특히 지금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여 전세계적으로나 국내적으로 뒤숭숭한 상황입니다. 이제는 만나서 악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만나는 것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작금의 상황은 사실상 재앙인 것입니다. 단순히 건강의 위협을 받는 것을 넘어 사회 시스템 자체가 마비될 수도 있는 위험한 순간입니다. 거기에다가 4. 15. 총선거를 맞이하여 정치권은 ‘내일은 없다’ 식의 끝장 결투를 합니다. 여당의 모든 포커스가 선거에 맞춰 있다 보니 국가 전체의 중·장기 적 안목 보다는 당장 국민에게 호감 가는 정책만을 시행하기에 급급합니다. 선거가 끝나고는 우리나라가 어떻게 될지 불안한 마음마저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나마 국가 시스템을 최후로 지키던 사법시스템 마저 정치에 감염되어 그 판결의 진정성까지 의심 받는 지경에 있습니다. 집권 여당이 자신들이 임명한 검찰총장에 경고하고 인사 시기를 앞 당긴다는 오해를 받아가면서까지 검찰을 흔들고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성급한 수사권 조정으로 인하여 수사기관 사이에 업무 조정도 아직은 뒤숭숭한 상황입니다. 이런 저런 상황들을 쳐다보면 암울한 생각도 듭니다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희망과 저력이 있습니다. 앞서 본 장교 부인의 사례처럼 우리도 흙만 보는 사람이 아니라 별을 보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대안 없는 비판만 해서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건전한 발전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자는 의미에서 비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야당도 비난을 위한 비판만을 할 것이 아니라 ‘진정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야 합니다. 이왕에 공수처설치법이 통과된 이상 어떻게 공정한 인사가 공수처장과 검사가 되어서 그 운용 과정에서 불편부당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인지 그 대안을 내 놓아야 합니다. 이제 올 7월이면 공수처가 사실상 발족합니다. 지금에서도 공수처 설치 반대만을 주장하는 것은 야당의 전략 미스인 것입니다. 다른 정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하여도 과도한 대출 제한은 사실상 후배 세대들이 좋은 아파트를 사지 못하게 하는 역효과가 있어 실제 부동산 계층의 고정화만 구축하게 되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동산 가격을 계속 천정부지로 상승하도록 방관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양 측면을 살펴 좀 더 정밀한 대안을 야당에서 내 놓는다면 국민들이 지지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역경을 이기고 온 저력이 있습니다. 정부 여당과 야당은 희망을 가지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쳐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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