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을 주는 정치인의 등장을 원한다
감동을 주는 정치인의 등장을 원한다
  • 승인 2020.02.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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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광
대구경북소비자연맹 정책실장·경제학 박사
연예인 유재석이 부른 ‘사랑의 재개발’이 큰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유재석은 MBC ‘놀면 뭐하니?-뽕포유’를 통해 유산슬이라는 예명을 만들고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을 발표했다. 이처럼 사랑의 재개발이 큰 반응을 일으킨 것은 노래말 때문이 아닐까.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머리부터 발끝까지/모조리 싹 다/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로 시작되는 ‘사랑의 재개발’의 노래말은 대중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을 대변하면서 제21대 총선거 예비후보들의 켓치프레이즈와 카드뉴스에도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왜 대중들은 ‘사랑의 재개발’에 환호하는 것일까? 아마도 시대 흐름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의 큰 흐름에는 변곡점이 있다.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이라는 책에서는 정보화 혁명을 예언했으며,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1993년 프랑크푸르트 회의에서 자식과 마누라를 빼고 다 바꾸자고 선언하면서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던졌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에 유연하게 그리고 능동적으로 대응한 조직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반면에 그렇지 못한 IBM과 노키아는 뼈를 깎는 구조정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거나 소멸하는 것이 역사의 진리다.

우리 앞에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분단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사회를 짓누른 것은 분열과 갈등이다. 과거에는 이념적 갈등과 지역적 갈등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였으나 최근에는 세대간 갈등과 계층간 갈등이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혁신과 통합이라는 용어가 우리 사회의 담론으로 등장한 것은 어떻게 보면 필연적이다. 사전적 용어로 혁신(革新)은 낡은 것을 바꾸거나 고쳐서 아주 새롭게 한다는 뜻이며, 통합이란 둘 이상의 조직이나 기구 등을 하나로 모아 합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혁이나 혁신이 본질에서 벗어난 것은 변화를 위한 자기 몸짓이 아니라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전가의 보도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계층간 갈등의 원인은 경제적 양극화이다. 경제 양극화는 사회의 최상위 계층이 부를 독점하면서 심화되고 있다. 상위 10%의 집단이 정치와 경제 그리고 정책마저 자신들에 유리하게 바꾸면서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졌으며, 소외된 90%는 좌절했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살려야 된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단절된 ‘계층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보고 있으며, 교육열이 높은 이유이기도 하고 교육에서 반칙은 엄청난 비난을 받는다.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강한 것은 계층간 이동의 사다리를 끊는 아빠 찬스가 한몫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지역위 부위원장이 출마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세습 논란이며,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선언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차가운 것도 진정성을 느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세연 의원은 부산 금정구에서 제18대, 제19대, 제20대 국회의원을 했으며, 그의 부친인 고 김진재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초선부터 당 개혁 목소리를 냈음에도 ‘정치적 금수저’가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자신이 몸담은 정당을 좀비라는 극단적인 용어를 동원하여 비판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은 자신이 마시던 우물에 침“b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의도연구소장직은 유지하고, 자유한국당이 이번 총선에서 공천 칼자루를 쥔 공천관리위원으로 컴백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보수정당이 비판받는 것은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꽃길만 걷고 해바라기처럼 양지만 지향한다고 보고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란 높은 사회적 신분을 가진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근대와 현대에 이르러서도 이러한 도덕의식은 계층간 대립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전쟁과 같은 총체적 국난을 맞이하여 국민을 통합하고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득권층의 솔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신라, 백제, 고구려가 경쟁하던 시대에 지형적으로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던 신라가 통일한 이유는 화랑도가 아닐까? 화랑도의 근본은 노블리스 오블리주이다. 황산벌 전투에서 신라군이 좀처럼 승기를 잡지 못하자 품일 장군은 그의 아들 관창을 적진에 뛰어들게 했으며, 열여섯의 꽃다운 나이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화랑 관창이 전세를 역전시켰다. 따라서 계층간 이동에 성공한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혁신과 통합에 걸림돌이 되는 의원들도 솎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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