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독주를 막을 TK의원은 없는가
좌파독주를 막을 TK의원은 없는가
  • 승인 2020.02.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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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남 시인, 전 대구시환경녹지국장
70일로 다가온 4·15총선. 이번 선거는 단순히 국회의원을 뽑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유지와 집권세력의 좌파독주로 치닫는 횡포를 견제해야 하는 엄중한 선택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최근 기묘사화에나 있을 법한 기묘한 ‘4+1’아이디어로 제1야당을 제치고 권력의 입맛에 맞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모두가 선거와 인권문제가 걸려 있는 중차대한 법률이었음에도 열띤 여론수렴 과정도 없이 ‘다수결’로 해치웠다.

이로 인해 헌법기관보다 더 센 ‘공수처 탄생’, 인권 문제를 아랑곳 않는 ‘검·경수사권조정’, 권력핵심부의 치부를 덮기 위한 ‘검찰의 빈껍데기화’ 등 민주주의 근간을 해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청와대를 비롯한 권력자의 비리를 캘 검찰의 무력화이다. 대통령은 검찰총장 임명장을 주면서 “살아있는 권력도 엄정 수사하라”고 했는데 막상 수사가 시작되자 청와대, 여권이 똘똘 뭉쳐 검찰수사체계를 흔들고 있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앞뒤가 맞지 않은 것 같다. 외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도착하자마자 ‘장자연, 김학의차관’ 사건을 엄정 수사하라던 대통령은 이보다 더 큰 국민적 비리사건인 청와대 관련 관권선거 개입사건에 대해서는 왜 말문을 닫아버리는 것일까? 민초들은 혹여 이번 선거에서도 이런 일을 기획하고 있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우리는 아직도 3·15부정선거로 수많은 학생들이 죽어간 4·19혁명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을 쥔 쪽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되레 큰소리친다면 민심이 이반한다. 맹자는 ‘비인야 수오지심(非人也 羞惡之心)’, 즉 ‘잘못을 하고도 부끄러움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다’고 했다. 부디 집권층이 자기성찰을 통해 정도(正道)를 걷기를 당부하고 싶다.

이번 선거마저 국민이 깨어나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찾지 못한다면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는 날개 없는 추락이 되고 말 것이다. 지난 것을 두고 자괴할 필요는 없다. 잘못된 것은 바꾸면 되기 때문이다. 위선과 독주로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면 이것을 과감하게 고쳐야 하고, 그 처방이 바로‘총선의 선택’이다. 그러기에 4월 총선은 어떤 폭우에도 떠내려가지 않고, 다시 고개를 드는 갈대의 푸른 줄기처럼 꼿꼿하게 민의가 표출되었으면 좋겠다.

문제는 사정이 이러한데도 TK의원들이 몸을 던졌다는 기사 한줄 못 봤다. 여야가 뒤바뀌었다면 KJ(광주전남)의 의원은 어떻게 했을까? 국무위원 청문회에서도 절절매기는커녕 되레 눈을 부라리며 큰소리치는 광경을 목도한다. 시중에는 “그럴 바에야 국회의원 왜 하노?”라고 원성이 자자하다. 국회의원에게는 불의와 싸울 수 있도록 면책특권까지 주어져 있는데도 무엇이 그리 두려워 몸을 사려야만 하는가. 하긴 대충 넘기고 나면 공천장을 받고, 금배지를 달 수 있는데 뭐하려고 정권에 밉보여 뒤탈 잡힐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참으로 한심한 것은 이 마당에 그저 공천장 한 장 움켜쥐려고 여기저기서 의정활동보고회를 알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무슨 일을 그리 많이 했는지 의정보고서가 울긋불긋 빼곡히 적혀 있다. 나라가 절단 날판인데 짜깁기한 예산사업 몇 조각으로 뽐내고 있으니…. 더구나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조국사태’때 그 많은 비리혐의를 보고도 입 한번 벙끗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생결단의 의지도 보이지 않던 자유한국당 의원이 아니던가. 참 부끄럽다. 국회의원을 뽑은 우리가 더 부끄럽다.

다른 지역 국회의원들은 이번 총선의 국민선택권을 넓혀주기 위해 불출마가 이어지는데 우리지역은 무슨 배짱인지 여야불문하고 불출마 선언에는 눈을 감는다. 도대체 어떻게 하겠단 말인가? 지난 일이지만 박 전대통령 탄핵정국 때도 친박, 진박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던 사람 어느 누구도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서슬퍼런 ’60년대 군사정부 시절에도 대구의 몇 몇 의원들은 용기와 패기로 당당히 맞서서 TK의 굳센 정신을 보여주었는데 언제부터 우리 지역이 이렇게 매가리 없는 의원집단이 되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 자기 보신과 단물만 빠는 나약한 국회의원은 가라. 몸을 던져 좌파독주를 막아낼 용기와 강단 있는 국회의원이 필요할 뿐이다. 현역의원 50% 물갈이가 아니라 싹 갈더라도 자유민주를 지켜낼 단 한 명의 의원이 더 중요하다. TK의원들이여! 자유민주를 위해 목 놓아 부르는 시민의 외침이 들린다면 지금 당장 불출마선언에 불을 댕겨야 한다. 그리고 의정보고서 대신에 ‘사즉생(死卽生)’의 깃발을 들고 풍전등화 같은 ‘자유민주’를 사수하는데 앞장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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