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말하면 해외 갔다왔냐 물어… 불똥 맞은 지역 화교 운영 中식당
중국말하면 해외 갔다왔냐 물어… 불똥 맞은 지역 화교 운영 中식당
  • 한지연
  • 승인 2020.02.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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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차별적 시선에 상처받은 화교
직원에 중국말 사용 자제 요청
매출도 감소…“의심 거둬달라”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우한폐렴) 확산 여파로 대구지역 내 화교 운영 중식당들이 불똥을 맞고 있다. 중국인 기피현상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체감, 식당 내에서 중국어 사용을 제한하는 등 줄어드는 고객 발길을 잡기 위해 고심 중이다.

대구 북구의 한 화교 운영 중식당 총 책임자 A씨는 최근 식당 내 조리사를 비롯한 직원들의 중국어 사용을 자제시키고 있다. 신종코로나 사태로 고객들의 우려 섞인 시선과 문의가 잇따르면서다.

식당에서 직원들의 중국어 말소리가 새어나오기라도 하면 해당 직원의 국적을 묻거나 중국인 직원의 해외여행 여부, 이동 경로 등을 확인코자 하는 고객들이 상당수 있다는 설명이다.

A씨는 “우한폐렴 발원과 전혀 상관없지만 화교라는 이유만으로 더욱 강한 경계의 눈빛을 받아야 경우도 부지기수”라며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는 식당 매출이 10% 정도 감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내 한 중식당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출생 화교 B씨는 화교를 향해 쏟아지는 눈초리에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B씨는 “한국에서 나고 자라 한평생을 한국 땅에 발붙이고 살았지만 국적변경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면서 “또 다른 화교 분들에게는 국적 변경이 화교로의 정체성을 버리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며 화교라서 차별받는 일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화교는 1882년 조선과 청나라 간에 체결된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을 계기로 터를 잡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대구화교협회 측은 화교역사가 시작된 지 138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대한민국 국적 소지자가 아닌 화교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는 상황이 산적해있다고 강조하며, 신종코로나 사태로 인한 피해까지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협회 관계자는 “지역에 거주하는 화교 가운데 다수가 소규모 중식당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의심과 불안이라는 감정을 걷어내고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지역 내 3개월 이상 체류자 등록 외국인 가운데 한국계 중국인은 1천975명, 중국인은 4천949명으로 합산해 총 6천924명이다.

한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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