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확산 여파' 운영 할 수도, 안 할 수도…무료급식소 어쩌나
'신종코로나 확산 여파' 운영 할 수도, 안 할 수도…무료급식소 어쩌나
  • 김수정
  • 승인 2020.02.0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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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우려에 깊어지는 고민
봉사자 불참에 인력 부족 사태
일부 시민에 ‘오아시스’인데…
확산 방지 위해 배식 멈추거나
도시락 전달 등 대안 모색하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세로 사람이 밀집한 곳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대구지역 곳곳의 무료급식소도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감염증 우려에 무료급식을 간소화 하거나 중단하는 봉사단체가 늘면서 지역 노숙인들이 끼니를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6일 오전 11시께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일원 ‘사랑해 밥차’에서는 2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점심 배식 준비에 한창이었다. 신종코로나 확산 공포의 분위기 속에서도, 이날 일찍 식사 자리를 잡으려 나온 노숙인과 어르신들로 급식소 일대는 북적였다.

사단법인 ‘사랑해 밥차’는 최근 신종코로나로 인해 무료급식소 운영에 발목을 잡혔다. 감염증 우려로 기존에 참가의사를 표했던 자원봉사자들의 결석이 잦아진 것. 이날에도 기존에 활동했던 대형 봉사단체들의 인력 지원이 줄어 소수단체서 조금씩 모인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진땀을 흘렸다. 평소 반찬 세 개, 밥, 국으로 제공되던 점심 메뉴도 인력 부족으로 간소화돼 이날 500여 명의 어르신에게 한 그릇 음식이 점심으로 배급됐다.

이날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은 신종코로나 확산 우려에도 섣불리 무료급식소 운영 중단을 결정키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사랑해 밥차’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문을 여는 급식소가 적은데다, 감염증 유행까지 겹쳐 어르신들이 식사할 수 있는 장소가 매우 부족할 것”이라며 “매번 밥차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봉사를 중단하기 어렵다. 신종코로나 확산이 심해지면 후에 밥차 운영 대안을 논의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형편때문에 평소 식사가 어려운 일부 노숙인들에게는 무료급식소가 오아시스와도 같다. 두류공원 인근에서 노숙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차모(56)씨에게는‘사랑해 밥차’ 점심 배식이 하루 중 챙길 수 있는 유일한 끼니다. 차씨는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밥차가 운영을 멈출까봐 걱정된다”면서 “무료 급식이 중단되면 인근의 종교시설을 찾는 등 발품을 팔아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대구지역 곳곳에서는 신종코로나 유행을 방지하기 위해 무료급식소들이 잇따라 운영을 중단하는 실정이다.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일부 종교단체 등 봉사단체는 최근 무료급식 대안을 논의하고 나섰다.

대구 천사무료급식소 측은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5일부터 서구, 중구에 위치한 무료급식소 운영을 중단했다. ‘함께하는 마음재단’이 운영하는 ‘희망의 집’도 구청 등과 논의해 중구 달성공원, 남구 희망교 밑에서 실시하는 무료 급식 봉사 활동을 다음주 부터 중단키로 결정했다.

한 봉사단체 관계자는 “식사를 배급받던 노숙인들을 당장 굶게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감염증 우려가 가중될 시 도시락이나 떡을 배급하는 방향 등으로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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