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비례 위성정당’ 국민이 판단한다
초유의 ‘비례 위성정당’ 국민이 판단한다
  • 승인 2020.02.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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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5일 창당 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자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의원만을 당선시키기 위해 정당이 생긴 것은 건국 이후 처음이다. 민주당은 ‘꼼수’라며 한국당을 비난하고 있지만 한국당으로서는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들이 패스트트랙으로 준연동제라는 기형적인 선거법을 통과시킨 데 대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주장한다. 정말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됐다.

미래한국당의 대표로는 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추대됐으며 사무총장에는 조훈현, 최고위원에는 김성찬 의원이 내정됐다. 모두 차기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이다. 미래한국당은 창당 콘셉트 키워드로 ‘젊음’과 ‘전문성’을 제시했다. 젊은이와 사회적 약자, 분야별 전문가 등의 참신한 인재를 후보로 영입해 정치문화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미래한국당은 한국당의 불출마 의원들을 받아들여 4·15 총선에서 세 번째 자리를 얻을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꼼수’라며 맹비난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고발까지 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말 코미디 같은 정치 현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도 했다. 정의당도 한국당을 맹비난하며 고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 황 대표는 미래한국당이 “문재인 정권 심판의 대의에 충실한 범자유민주주의 세력의 전위부대”라며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미래한국당은 민주당이 보기에는 ‘꼼수’지만 한국당 입장에서는 ‘묘수’이다. 한국당으로서는 미래한국당으로 정당 득표율을 흡수해 비례대표를 배출하고 총선이 끝나면 한국당과 합당한다는 계획이다. 현역 의원들을 ‘꿔주기 전략’으로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받아 앞 순번으로서의 홍보효과도 누릴 작정이다. 잘만 되면 미래한국당이 교섭단체까지 구성해 선거보조금 60억~70억원도 지원받을 수가 있다. 꼼수이기는 하지만 묘수이다.

문제는 한국당의 현역 의원들이 과연 몇 명이나 미래한국당으로 옮겨가느냐이다. 지금까지 한국당에서 불출마 선언 의원들이 12명이나 되지만 이들 모두가 이에 긍정적이지 않다 한다. 한국당 공천 탈락 의원들도 제안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비례대표 공천권을 누가 갖느냐도 문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국민이 이를 어떻게 보느냐이다. 자칫 역풍이 불어 미래한국당이 여론의 회초리를 맞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종 판단은 국민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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