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확산 파장’ 결혼식 안 할 수도 없고, 안 갈 수도 없고
‘신종코로나 확산 파장’ 결혼식 안 할 수도 없고, 안 갈 수도 없고
  • 박용규
  • 승인 2020.02.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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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도 하객도 ‘난감’
마스크 쓰고 손 소독제 꼭 사용
입장하는 신랑 신부만 보고 귀가
돌잔치 취소하거나 연기 분위기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으로 인해 다중이용시설과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곳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불안감 속에 결혼식이 진행되거나 식을 앞둔 당사자들이 당혹스러워 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12시께 찾아간 대구 달서구의 한 예식장. 이 곳은 정문 입구부터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고 그 위에는 “입구 근처에 있는 손 소독제로 손을 소독하신 후 입장해 주세요”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신종코로나 감염과 확산 예방을 위한 것이었다. 식장에 들어온 하객들은 하나같이 꼭 한 번씩은 손에 소독제를 바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 예식장은 총 4개의 홀이 있고 각 홀 입구 앞쪽 축의금 봉투 옆에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예식장의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이날 식에는 신종코로나 때문에 불안할 수 있음에도 예비 부부의 많은 가족과 지인들이 일생에 한 번 있을 성대한 축제를 빛내주기 위해 하객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평상시 웨딩홀에서 진행되는 결혼식처럼 홀 바깥까지 서 있는 하객들로 빽빽하게 들어찬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객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절반은 마스크를 쓰고 절반은 안 쓰고 있었다. 일부는 밖에서 마스크를 쓰고 들어와 안에서는 답답한 듯 벗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서 지켜보던 대부분의 하객들은 식이 시작되고 신랑·신부가 입장하는 모습만 본 후 바로 자리를 떠 연회장에 식사를 하러 갔다. 그 중 일부는 식사를 마친 후 서둘러 귀가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구지역 한 온라인 맘 커뮤니티에는 신종코로나로 인해 결혼식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담긴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결혼식 뿐 아니라 상견례, 돌잔치 등도 해당되며 특히 4~5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소문에 5월에 식을 예약한 사람들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아이 엄마는 “친한 친구가 대구에서 결혼해서 아이를 데리고 가려고 했는데 신종코로나 때문에 위험하다고 신랑이 가지 말라고 하더라”며 “내 결혼식에도 와준 친구라 아이는 집에 두고 혼자 후딱 갔다오는 걸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 주 아이의 돌잔치를 앞둔 한 엄마는 “대구에도 확진자가 다녀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업체에 취소를 문의했다”며 “취소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해서 연기하는 게 어떻냐고 하더라. 돈 아까워도 그냥 취소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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