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진 ‘물갈이’ 압박…속타는 TK 의원
거세진 ‘물갈이’ 압박…속타는 TK 의원
  • 윤정
  • 승인 2020.02.0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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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종로행’ 승부수
컷오프 반발 명분 약화
무기력한 현실 불만도
‘지뢰밭’ 해소될지 주목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서울 ‘험지’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전격 선언함에 따라 한국당 공천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공천 물갈이 태풍의 중심에 서 있는 대구·경북(TK) 의원들에 대한 컷오프(공천배제)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승부수가 TK 의원들에 대한 본격적인 ‘물갈이’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반발 움직임도 감지돼 곧 있을 컷오프 결과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당 대표급 및 중진들을 향한 험지 출마 압박 등 ‘공천 칼바람’으로 번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당 주요 핵심 인사들의 험지 출마, TK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등이 한국당 ‘혁신 공천’의 지표로 인식돼 황 대표와 공천관리위원회 입장에서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TK 등 영남권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 있었다.

실제 TK 의원들은 지난 4일, 황 대표를 만나 “TK가 (당의) 식민지냐”, “컷오프 비율을 정해놓은 것은 TK 모멸이다”, “자존심을 지켜달라”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며 공천 후폭풍을 예고했다.

일단 황 대표의 이번 종로 결정이 TK 의원들의 ‘물갈이 반발’을 잠재우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공관위의 ‘공천 칼바람’은 더욱 거셀 전망이지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TK 물갈이 지뢰밭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문제다.

최근 TK 의원들에 대한 ‘공천 살생부’가 지역에서 출처 없이 나돌고 있고 일부 의원은 공관위에 강력항의했다고 전해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TK 한 의원은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하는 것과 TK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압박을 연결짓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공천을 받든 못 받든 TK 의원들이 (공관위에 의해) 무기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선거 때만 되면 TK 의원들이 물갈이 대상이 되는데 이런 분위기면 4년 뒤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한 TK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TK 의원의 수도권 등 험지 출마설에 대해 “서울 유권자는 바보냐. 선거를 60여일 앞두고 험지로 옮겨서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당 지도부가 작전 계획 없이 ‘우수 전사’를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도 “황 대표 체제 이후 대여 장외투쟁에서 TK 의원들과 당원들이 총동원돼 선봉에 서며 당에 대한 충성심을 표출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토사구팽’ 신세가 돼 버린 현실이 참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TK는 아니지만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황 대표의 종로 출마와 상관없이 고향인 경남 지역 출마를 고수하며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당 공관위와 각을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관위는 10일 회의에서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홍 전 대표, 김 전 지사의 출마 지역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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